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24)이 후반기 들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됐다. 맞히는 데 급급했던 모습이 사라지고 방망이를 냈다 하면 안타로 연결하는 기계가 돼 돌아왔다.
나승엽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 2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총 6안타 빈타에 시달리며 롯데가 4-8로 패한 가운데, 나승엽만은 이날 팀 내 유일한 멀티히트로 체면치레했다. 첫 타석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나승엽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쳤다. 페드로 아빌라의 빠지는 커터 두 개를 여유 있게 골라낸 뒤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4구째 커터를 놓치지 않고 밀어냈다.
까다로운 나승엽에 아빌라-조형우 배터리는 6회 만나선 몸쪽 승부를 이어갔다. 나승엽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쪽 커터를 한 차례 지켜본 뒤 높게 들어오는 커터를 다시 통타해 우중간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상대 실책과 고승민, 윤동희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며 나승엽도 홈을 밟았다.
전반기 때와 확 달라진 모습이다. 나승엽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사행성 도박장을 방문해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으며 5월이 돼서야 1군에 복귀했다. 이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48경기 타율 0.228(167타수 38안타)로 전반기를 마쳤다. 2루타 7개, 홈런 5개로 이따금 나오는 장타력은 좋았지만, 18볼넷 31삼진으로 방망이가 허공을 가를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방망이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나올 때마다 안타를 치면서 14경기 타율 0.392(51타수 20안타)로 꾸준함을 되찾았다. 선구안 면에서도 9볼넷 4삼진으로 개선된 점이 눈에 띄었다.
사령탑의 신뢰도 차츰 쌓여가고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나승엽을 3경기 연속 2번 타자로 내보내며 "고승민이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타자인데 빠른 주자가 루상에 나가면 그게 신경 쓰인다. 또 요즘에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많이 놓여서 (그렇지 않은) 나승엽과 바꿔봤다. 나승엽이 2번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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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만난 나승엽은 그 비결로 '힘 빼기'를 들었다. 나승엽은 "타석에서 너무 힘을 들이지 않으려 한다. 힘으로 때리려 하기보단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해 주셨다. 그냥 공이 오는 대로 가깝게 치려고 하고 있다. 당연히 (정타를 만들기 위해) 세게는 치고 있지만, 오버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뜻하지 않은 폭염 브레이크도 재정비에 도움이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잇따른 폭염으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5개 구장(서울 잠실, 수원, 대전, 대구,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5경기를 취소했었다.
나승엽은 "지지난 주 부산은 정말 상당히 더웠다. 지금도 덥지만, 이 정돈 해야 한다. 다행히 재충전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수원에서 훈련하는 게 낯설긴 했지만, 똑같이 운동했다. 바뀐 타격 스탠스도 괜찮은 것 같아 남은 경기를 잘 치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이제 100% 쏟아낼 준비가 됐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