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9회 2사 만루 이의리' 이틀 전엔 2구 만에 교체, 이번엔 끝까지 맡겼다... 이범호 감독 선택 '왜' 달랐나

'똑같은 9회 2사 만루 이의리' 이틀 전엔 2구 만에 교체, 이번엔 끝까지 맡겼다... 이범호 감독 선택 '왜' 달랐나

광주=김동윤 기자
2026.09.06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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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9회 2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이틀 전과 달리 이의리에게 끝까지 마운드를 맡겼다. 이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의리의 표정과 상태를 확인한 뒤 담담해 보이는 모습에 교체 대신 신뢰를 선택했다. 이의리는 동점을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KIA는 연장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이범호(45) 감독이 똑같은 9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이틀 간격으로 다른 선택을 했다. 이틀 전 창원에서는 공 2개를 지켜본 뒤 곧장 이의리(24)를 바꿨고, 이틀 뒤 광주에서는 끝까지 맡겼다. 대체 무엇이 달랐을까.

이범호 감독은 5일 광주 KT 위즈전을 앞두고 전날(4일)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방문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KIA가 3-2로 앞선 상황이었다. 마무리로 등판한 이의리는 시작부터 위태로웠다. 허경민과 문상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김민석의 투수 앞 땅볼로 1사 2, 3루가 됐다. 김상수를 상대로는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볼 4개를 연달아 던져 만루를 허용했다. 장준원을 3구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2사 만루에서 3할 타자 최원준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이때 이범호 감독이 마운드로 향했다. 이 감독은 "(이)의리에게 던질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의리가 착한 선수라 그런 상황에서 또 던질 수 있을지 걱정됐다"며 "무슨 말을 하는지, 괜찮다고 해도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보고 싶었다. 좋지 않으면 뒤에 투수를 준비시키려고 했는데 담담하고 괜찮아 보였다"고 말했다.

단순히 현재 구위만 확인하려던 방문이 아니었다. 불과 이틀 전 창원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의리는 지난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 당시 이의리는 2-2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고 이우성에게 중전 안타, 블레인 크림에게 볼넷을 주며 흔들렸다. 박건우, 김휘집을 2연속 외야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으나, 다시 안중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때 이범호 감독은 마운드 방문 없이 지켜봤다. 그리고 이의리가 김형준에게 던진 공 2개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자, 마운드를 성영탁으로 교체했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성영탁이 김형준에게 볼 3개를 연달아 던져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KIA는 2-3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틀 뒤 같은 9회 2사 만루가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이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의리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표정을 본 뒤 결정을 내렸다. 끝까지 맡기기로 했다. 그렇게 남은 이의리는 최원준과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3-3 동점을 내줬다.

자칫 이틀 전 악몽이 반복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후속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역전만큼은 막았다. 그리고 연장 10회 타선이 결승점을 만들면서 KIA는 4-3으로 승리해 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만큼 이 감독이 반긴 건 이의리가 같은 위기를 다시 마주하고도 도망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 감독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이의리에) 끝까지 밀어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문제없이 잘 던져줬다. 이런 경험도 해내야 나중에 더 성장할 수 있다. 의리가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김현수를 잘 잡아내 줘서 우리가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고 미소 지었다.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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