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차량 실종→축구팀을 야구장으로 도착→버스 배차 누락에 정치 문제까지...'역대 최악' 日 아시안게임, 사흘 연속 황당 사건

기자회견 차량 실종→축구팀을 야구장으로 도착→버스 배차 누락에 정치 문제까지...'역대 최악' 日 아시안게임, 사흘 연속 황당 사건

OSEN 제공
2026.09.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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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 전부터 일본 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차량 배차 누락 및 숙소 누수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차량 문제로 경기장 도착 지연과 훈련 차질을 겪었으며, 농구대표팀 등은 좁고 물이 새는 컨테이너 숙소 환경에 처했다. 또한 공항 내 태극기 반입 제지와 선수촌 환영 행사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분장 등장 등 정치적·역사적 논란까지 더해져 비판을 받았다.

[OSEN=정승우 기자] 공식 기자회견에 갈 차량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장으로 향하던 버스는 엉뚱한 야구장에 선수들을 내려놓으려 했다. 회복 훈련을 앞두고는 아예 배차가 누락됐다.

숙소에서는 물이 샜고 방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바닥에서 잠을 청했다. 남녀 선수를 같은 객실에 넣는 황당한 배정까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개막하기도 전에 일본 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가 아닌 이동과 잠자리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축구대표팀도 연일 피해를 보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5일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카타르를 4-1로 완파했다. 경기 결과는 완벽했지만 경기장에 도착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선수단 버스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 아닌 인근 야구장으로 향했다. 한국이 가야 할 곳은 미즈호 공원 안에 있는 럭비 경기장이었다. 버스가 향한 야구장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가 열리지도 않는다. 야구 종목은 나고야가 아닌 아이치현 내 다른 도시에서 진행된다.

잘못된 이동으로 한국은 예정 시간보다 약 30분 늦게 경기장에 도착했다. 킥오프를 앞두고 몸과 마음을 준비해야 할 선수들이 이동 과정부터 불필요한 혼란을 겪었다.

하루 뒤에도 차량 문제가 반복됐다. 한국은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회복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단을 훈련장으로 옮길 버스가 배정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아침부터 급하게 대체 차량을 찾아야 했다. 결국 선수단은 오전 10시 50분에야 훈련장에 도착했고 예정된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처음도 아니었다. 지난 14일 이민성 감독과 대표팀 관계자들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숙소에서 기다렸지만 조직위가 배정한 차량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 대회 공식 행사에 늦는 곤욕을 치렀다.

사흘 동안 차량 미도착, 목적지 착오, 배차 누락이 차례로 발생한 셈이다. 국내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회 기간 훈련과 공식 행사에 이동할 때마다 차량 배차와 운영을 둘러싼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대회에 참가 중인 모든 팀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조직위의 대응에 유감을 나타냈다.

잠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조직위는 건축비 상승과 비용 절감, 친환경 등을 이유로 선수와 임원 1만 5000명을 수용할 아파트형 선수촌을 짓지 않았다. 기존 호텔과 대형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를 숙박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참가 규모는 예상보다 커졌다. 신규 종목 추가 등의 영향으로 등록 인원이 약 1만 7000명까지 늘어나면서 방이 부족해졌다.

약 4000명은 이탈리아 대형 크루즈선에서 생활하고 선수와 관계자 약 2000명은 나고야항 부두 일대에 설치된 컨테이너형 숙소를 사용한다. 나머지 인원도 호텔과 여러 임시 시설에 흩어졌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과 주짓수, 사이클 등 일부 종목 선수들은 3인 1실 컨테이너 객실을 받았다. 신장이 2m를 넘는 농구 선수들이 침대에서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좁았다.

객실과 식당에서는 누수도 발생했다. 남자농구대표팀 변준형은 숙소 화장실에서 물이 새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며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대한농구협회 정재용 부회장은 AFP 통신을 통해 "역대 최악"이라며 "키가 2m를 넘는 선수들이 침대에서 다리를 펼 수도 없다. 너무 부당하다"라고 비판했다.

인도 선수단은 숙소를 배정받지 못해 최장 14시간가량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휴식 공간조차 마련되지 않은 일부 선수는 바닥에 앉거나 누운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10시간 넘는 비행 끝에 도착한 선수들이 음식과 편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크루즈선에서 발이 묶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도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한국, 태국 선수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국 일본 대표팀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성 5명과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인원에게 트윈룸 다섯 개만 제공하는 식의 배정이 이뤄졌다. 조직위가 실제 이용 조건을 살피지 않고 사람 수와 침대 숫자만 맞추면서 남녀 선수가 같은 객실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선수와 코치가 한 방에 배정되고 치료 장비를 대량으로 보관해야 하는 트레이너가 다른 인원과 객실을 함께 쓰도록 지정된 사례도 있었다.

일본 선수단 미즈토리 히사시 부단장은 "서류상 숫자는 맞지만 실제로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배치되거나 코치와 선수가 같은 방을 쓰는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라고 인정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기존 방 배정을 조정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나고야 시내 호텔을 예비 숙소로 확보했다. 개최국 선수들은 빠져나갈 곳이라도 있지만 별도의 숙소를 마련하지 못한 참가국은 조직위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쳤다. 항구 인근 임시 숙박 시설에 머물던 선수와 관계자 약 400명이 긴급히 대피했고 일부 경기장에서도 물이 새는 피해가 확인됐다.

대체 호텔을 찾기도 어렵다. 대회 개막일인 19일부터 일본의 연휴인 '실버위크'가 시작돼 나고야 일대에 남은 객실이 많지 않다.

이 모든 문제가 비용을 아낀 결과라고 보기도 어렵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포함한 개최 비용은 총 3700억 엔(약 3조 2717억 원)까지 증가했다. 애초 예상한 금액의 3배가 넘는다.

조직위는 추가 요구에 약 600억 엔(약 5305억 원), 물가와 인건비 상승에 약 550억 엔(약 4863억 원)이 더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비용은 폭증했지만 선수들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숙박과 이동 환경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입국 과정에서도 마찰이 발생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17일 나고야 주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서는 개회식 기수인 신유빈과 서승재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의 앞에 섰다.

하지만 나고야 공항은 자체 규정을 들어 대형 태극기를 들고 이동하는 것을 제지했다. 선수단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깃대를 제거하고 태극기만 들겠다고 제안했지만 이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결국 선수단은 현지 재일동포들이 기다리는 입국장에 태극기를 앞세우지 못한 채 들어섰다.

선수촌 환영 행사에서는 역사적으로 민감한 장면까지 나왔다. 지난 15일 나고야 긴조항에서 열린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 접안 기념행사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분장한 무장대가 등장했다.

세 인물은 아이치현 출신의 ‘나고야 삼걸’로 현지 관광 콘텐츠에 활용된다. 그러나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아시아의 평화와 화합을 내건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각국 선수들이 사용할 숙소의 환영 행사에 도요토미를 등장시킨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직위는 "개최 지역의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공연이었을 뿐 특정 역사적 인물을 지지하거나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조직위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이상현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정치적인 문제가 스포츠에 개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단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은 외부 문제에 동요하지 않고 그동안 준비한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며 대회에 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선수들이 견뎌야 할 것은 상대와의 경쟁만이어야 한다. 버스가 오지 않거나 잘못된 장소로 향하는 일, 숙소를 받지 못해 바닥에서 자는 일, 방 안에서 다리를 펴지 못하고 누수를 걱정하는 일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다.

비용은 예상보다 3배 넘게 불어났지만 대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이동과 숙박부터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태극기 제지와 도요토미 등장 같은 불필요한 논란까지 더해졌다.

수년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선수들에게 남은 선택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경기에 집중하는 것뿐이다. 경기 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선수들을 보호하는 일은 선수단 본부와 대한체육회가 맡아야 한다.

그보다 먼저 책임져야 할 주체는 대회 조직위원회다. 개막도 하기 전에 반복된 혼란은 우연한 실수 몇 건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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