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전 설비 손상으로 약 54억원의 복구 비용이 발생하고 116일간 발전소가 멈춰 서는 사고를 내고도 책임자들에 대한 처분은 '솜방망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핵심 인력들의 상습 무단 조퇴와 수질 관리 누락 등 기강 해이가 만연했던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고위 관리자들은 경미한 주의·경고에 그쳐 공공기관의 안일한 안전·복무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1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인천복합 3호기 해수유입 사고 특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사고로 인한 발전 정지 기간은 2025년 6월 21일부터 10월 14일까지 무려 116일에 달했다. 설비 복구 비용으로만 약 54억원이 투입됐으며 이 기간 전력 수급망에서 손실된 전력량도 17만5018MWh(메가와트시)에 이른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현장의 안일한 대응이었다. 지난 2025년 6월 13일 발전소 내부 계통수의 전도도(염분) 상승 경보가 발생했으나 당시 현장 운전원은 이를 단순 기동 오류로 치부하며 경보를 무단으로 '리셋(꺼버림)'했다. 이후 6월 16일과 20일 거듭 이상 징후가 나타난 후에야 비로소 해수 유입을 확인하고 급전정지(발전 중단)에 들어가는 등 초기 대응 부실이 화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배열회수보일러(HRSG) 튜브와 증기터빈 로터가 심각하게 오염됐다.
수질관리원들의 근무 기강 해이 실태도 드러났다. 수질 관리는 발전 설비의 부식을 막고 해수 유입을 조기에 감지해야 하는 핵심 업무다.
그러나 감사실 조사 결과, 수질관리원 5명이 2025년 6월 한 달 동안만 수질분석 업무를 15회나 빼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25년 상반기 동안 후임자가 오기도 전에 무단으로 일찍 퇴근한 '조기 퇴근' 건수가 62회에 달했다. 한 과장급 직원은 반년 동안 25회나 무단 조퇴를 일삼았고 또 다른 직원 역시 23회나 직장을 비우는 등 현장 감시망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매일 작성해야 하는 운전일지 결재 역시 지속 누락됐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전력 차질을 불러왔음에도 중부발전의 처벌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에 그쳤다. 감사실이 20명을 조사해 17명에 대해 조치를 건의했으나 실제 내려진 신분상 징계는 감봉 3명, 견책 5명 등 경징계가 전부였다.
특히 현장을 관리·감독해야 할 지휘부는 책임에서 빠져나갔다. 인천발전본부장은 '주의', 발전소장은 '경고'라는 성찰성 행정처분만 받고 상황이 마감됐다. 수십억 원의 국고가 날아가고 전력 공급에 구멍이 뚫렸음에도 중징계를 받은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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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전 사업소에 경고 공문을 보낸 지 한 달도 안 된 2025년 7월 26일, 보령복합 2호기에서 복수기 튜브 손상으로 또다시 해수가 누설돼 기동이 중지되는 동일 사고가 발생했다.
박수민 의원은 "국민 세금과 전력망 안전을 책임지는 공기업에서 상습적인 무단 이탈과 근무 태만이 판을 치고 대형 사고에도 경징계로 넘어가는 조직 문화는 용납될 수 없다"며 "지휘부에 대한 철저한 책임 추궁과 함께 근본적인 근무 기강 확립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