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갑내기 내야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믿었던 KT 위즈 수비왕은 한 이닝에 무너졌고, LG 트윈스 베테랑 유격수는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하나만 남긴 맹타를 휘둘렀다. 그렇게 LG는 7연승을 질주하던 선두 KT를 저지하고 5연승을 내달렸다.
LG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T를 12-1로 완파했다.
이로써 5연승을 달린 3위 LG는 73승 1무 55패가 됐다. 같은 날 한화 이글스에 승리한 2위 삼성 라이온즈(76승 3무 50패)와 승차는 4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7연승을 내달리던 KT는 일격을 당하며 76승 4무 46패가 됐다. 삼성에 1.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승부처는 LG가 3-0으로 앞선 5회초였다. 박해민과 오스틴 딘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면서 KT 선발 로건 앨런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뀐 투수 우규민을 상대로 송찬의가 3루 땅볼을 때렸고, 이때부터 수비왕 2회 경력의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이 흔들렸다.
허경민은 런다운에 걸린 3루 주자 박해민을 잡기 위해 포수 한승택과 협살 플레이에 들어갔지만, 아웃시키지 못했다. 다시 공을 받은 뒤 홈 커버에 들어온 우규민에게 송구했으나, 공이 옆으로 빠졌고 그 사이 박해민이 홈을 밟았다. 다행히 3루를 돌아 홈까지 노리던 오스틴은 우규민의 빠른 3루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LG의 4-0 리드.

그러나 혼란은 끝나지 않았다. 허경민은 이어진 문정빈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뒤이어 구본혁의 빠른 타구는 허경민 옆을 통과해 좌익선상 2루타가 됐다. KT 좌익수 샘 힐리어드가 타구 처리 과정에서 넘어졌고 유격수 권동진의 홈 송구마저 크게 빗나가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구본혁이 3루를 지나 홈까지 무리하게 파고들다 아웃되면서 비로소 혼란의 5회초가 끝났다. LG는 한 이닝에 3점을 더해 6-0까지 달아났다. KT는 결국 6점 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7연승을 마감했다. 7회말 터진 김현수의 솔로 홈런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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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 모두에서 LG가 압도했다.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16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시즌 12승(9패)을 챙겼다. 반면 KT 로건 앨런은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3볼넷 1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4패(6승)를 떠안았다.
타선에서는 단연 오지환이 빛났다.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 3루타 하나만 보탰다면 사이클링 히트까지 완성할 수 있는 맹타였다. 구본혁도 4타수 1안타 2타점, 송찬의가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오스틴이 2타수 2안타 3볼넷 1득점, 문정빈이 4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으로 LG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KT 타선은 산발적인 6안타에 그쳤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오스틴(지명타자)-송찬의(좌익수)-문정빈(1루수)-오지환(유격수)-구본혁(3루수)-이주헌(포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톨허스트였다.
이에 맞선 KT는 최원준(중견수)-김민혁(지명타자)-안현민(우익수)-힐리어드(좌익수)-김현수(1루수)-김상수(2루수)-허경민(3루수)-한승택(포수)-권동진(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로건이었다.
먼저 포문을 연 것도 오지환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로건의 한가운데 몰린 실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보냈다. 비거리 119.1m의 시즌 12호 홈런이었다.
3회초에는 LG 중심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2사에서 오스틴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2루를 훔쳤다. 송찬의가 중앙 담장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려 오스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KT는 장타력을 갖춘 문정빈을 자동 고의4구로 걸렀지만 다음 타자 오지환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LG가 3-0으로 달아났다.

혼란의 5회가 끝난 뒤 KT는 대거 수비 교체에 나섰다. 허경민과 한승택, 우규민이 빠지고 손민석, 조대현, 김민수가 투입됐다. 하지만 LG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6회초 신민재가 1사 후 2루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홍창기가 우전 안타를 때렸다. 박해민의 2루 땅볼로 2사 2, 3루가 됐고 오스틴이 다시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들었다. 송찬의가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리면서 점수는 7-0까지 벌어졌다.
KT는 7회말 김현수의 솔로 홈런으로 뒤늦게 한 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8회에는 LG가 다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는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른 KT 우완 장민호(24)였다. 오스틴의 중전 안타와 송찬의의 좌익선상 2루타로 1사 2, 3루가 됐고 문정빈이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오지환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까지 폭발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거리 127.6m의 시즌 13호 홈런.
늦깎이 신인의 데뷔전은 계속해서 험난했다. 대타 박동원이 볼넷을 골랐고 신민재가 중전 안타를 치자 결국 장민호는 주권과 교체됐다. 주권이 이재원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장민호의 자책점은 5점까지 늘어났다. 이후 KT가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LG의 5연승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