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벨린저 망쳤다!" 한국야구 무시, 대형 사고치고 떠났는데…방출된 MVP 살린 숨은 고수였다

"다저스가 벨린저 망쳤다!" 한국야구 무시, 대형 사고치고 떠났는데…방출된 MVP 살린 숨은 고수였다

OSEN 제공
2026.09.1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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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벨린저는 다저스 시절 MVP를 수상했으나 이후 타격 메커니즘이 무너지며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었던 마이카 프랭클린은 벨린저의 타격 폼을 고교 시절의 본모습으로 되돌리는 지도를 통해 그를 반등시켰다. 벨린저는 프랭클린의 도움으로 실력을 회복하여 뉴욕 양키스와 대형 FA 계약을 체결하고 공수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뉴욕 양키스 외야수 코디 벨린저(31)는 이른 나이에 잠재력을 폭발했다. 지난 2017년 다저스에서 데뷔하자마자 홈런 39개를 터뜨리며 내셔널리그(NL) 신인상을 받았고, 2년 뒤에는 홈런 개수를 47개로 늘리며 MVP도 차지했다. 눈부신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벨린저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하는 마이카 프랭클린(54)의 눈에는 그가 알고 있던 벨린저가 아니었다.

지난 2003~2004년 KBO리그 현대 유니콘스에서 외국인 타자로 뛰었던 프랭클린은 은퇴 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스카우트로 지역 유망주들을 체크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때 만난 선수가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출신 벨린저였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야구 매체 ‘저스트 베이스볼’과의 인터뷰에서 프랭클린은 “벨린저는 키가 크고 마른 소년이었는데 계속 3루타를 쳐냈다. 넓은 구장에서 원바운드로 담장을 맞히거나 중앙, 좌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타구를 날렸다. 공을 당겨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떠올렸다.

날렵한 체격으로 2루타를 양산하는 타자였지만 다저스에서 데뷔한 벨린저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돼 있었다. 프랭클린은 “벨린저는 신인 때부터 공을 당겨치기 시작했다. 다저스를 그를 망쳤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망쳤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MVP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 점에 대해선 다저스에 공을 돌려야 한다”면서도 “다저스는 벨린저에게 더 강하게 당겨치는 법을 배우도록 지도했다. 다른 훈련을 멈추고 당겨쳐서 공을 띄우는 훈련만 반복하면 계속 그쪽으로 당겨치고 또 당겨치게 된다. 그러면 다른 타격 기술을 잊어버리고, 다시 그 기술로 돌아가는 법조차 모르게 된다”고 다저스의 지도 방식을 지적했다.

이듬해부터 벨린저는 급추락했다. 어깨, 다리 부상의 영향도 있었지만 타격 메커니즘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에 벨린저는 플랭클린에게 연락을 취했고, 타격 연습 영상을 보내며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벨린저는 2022년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에서 논텐더로 풀렸다. MVP 수상 후 3년 만에, 불과 26세 젊은 나이에 방출된 것이다.

그해 겨울 프랭클린는 자신의 또 다른 제자 제이미 웨스트브룩의 결혼식에서 벨린저를 만났다. 결혼식 뒷풀이에서 술자리가 한창이었지만 프랭클린은 벨린저에게 “타격하러 가자”고 말했다. 그때부터 프랭클린의 ‘벨린저 살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프랭클린은 벨린저와 함께 기본으로 돌아가 투수 쪽으로 발을 내딛는 법부터 고쳐나갔다. 이어 시속 50마일(80.5Km) 느린 공을 치며 고교 시절처럼 중앙이나 반대편으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을 했다. 스윙 시작이 느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 밑에 폼롤러를 올려두고 굴리게 하는 조정도 거쳤다. 하루 2~3시간 동안 90~110개의 공만 치며 매 스윙마다 대화하고 조정하며 반복하는 루틴을 이어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벨린저는 시카고 컵스와 1년 계약 후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며 반등했고, 지난해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돼 29홈런을 때리며 FA 가치를 높였다. 양키스와 5년 1억6250만 달러에 대형 FA 계약도 따낸 벨린저는 올해는 후반기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간 공백이 있었지만 125경기 타율 2할7푼6리(468타수 129안타) 16홈런 71타점 OPS .795를 기록 중이다. 다저스 전성기 시절보다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중장거리 타자로 꾸준함을 유지 중이고, 빼어나 외야 수비로 WAR 4.8을 찍으며 공수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프랭클린은 “벨린저의 고교 시절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폴 오닐 같은 타자라고 썼다. 공을 아주 멀리 날려보내며 MVP를 받던 시절보다 지금이 벨린저의 진짜 본모습이다. 지금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멀리 치는 타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역 시절 스위치히터 외야수였던 프랭클린은 지난 199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7경기를 뛴 것이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였다. 1999~2000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즈,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2002~2003년 한국에서도 뛰었다. 2002년 7월 현대 유니콘스에 대체 선수로 합류한 프랭클린은 3루수로 뛰며 49경기 타율 2할7푼6리(152타수 42안타) 14홈런 30타점 OPS 1.059로 활약했다.

현대와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2003년에는 38경기 타율 2할2푼1리(136타수 30안타) 10홈런 28타점 OPS .818을 기록한 뒤 방출됐다. 그해 5월11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돌출 행동이 큰 논란이 됐다. 8회 삼진을 당한 뒤 볼 판정에 불만의 표시로 헬멧과 배트를 타석에 내려놓고 1·2·3루를 돌아 홈으로 슬라이딩하는 시위로 심판을 ‘조롱’했다. 이로 인해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앞서 4월30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프랭클린은 심판의 하프스윙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하며 2경기 출장정지, 벌금 100만원을 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문제를 일으키며 한국야구를 무시한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을 떠나 2004년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프랭클린은 스카우트와 마이너리그 코치, 독립리그 감독 등을 지냈다. 벨린저 외에도 맷 채프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재즈 치좀 주니어(양키스), 제임스 우드(워싱턴 내셔널스) 등 올스타 타자들이 프랭클린으로부터 타격 지도를 받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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