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잘나가는 한온시스템… 올해도 계속 GO?

나 홀로 잘나가는 한온시스템… 올해도 계속 GO?

하세린 기자
2018.03.05 03:03

[종목대해부]글로벌 40개 생산시설로 리스크 분산… 전기차 시장 확대에 고성장 전망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에어컨 등 자동차 공조시스템 생산업체한온시스템(4,055원 ▼80 -1.93%)이 자동차 완성차와 대형부품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앞서 2017년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13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 감소한 1조42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6.2% 감소한 78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약 20% 뛰어넘은 것이다. 사실상 업계 유일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탄탄한 실적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도 일년 전보다 50.3%나 올랐다. 그러나 최근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고밸류에이션 분석과 한국GM의 한국 철수 가능성 여파에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사드 피해 무풍지대?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자동차와 대형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에 시달렸다. 이에 반해 한온시스템은 타 부품사들과 달리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고객별·지역별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향 매출 급감을 포드와 폭스바겐향 매출 증가가 상당 부분 만회했다. 지역별 매출도 전 세계에 고르게 퍼져 있다. 지난해 기준 유럽 매출이 33%로 가장 많고, 한국(31%), 아시아(19%), 미주(17%) 순이다.

글로벌 전 지역에 40개의 생산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사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최근 한국GM의 철수 문제에서 보듯 국내 생산이 어느 지역으로 이전되더라도 대응이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中과 9번째 합작회사… 매출 확대 지속 전망=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0월 중국 남방공업그룹 내 회사인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 장안기차 계열 부품사와 JV(조인트벤처)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 1월 중국 3대 자동차 기업인 일기그룹의 자회사인 일기기차(FAW)와도 FAWER라는 JV를 확정했다.

중국에서만 벌써 9번째 합자사를 설립한 것으로 중국계 신규 고객 확보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중국 매출은 약 8500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15%를 차지했다. 기존에는 1조원대 매출에 비중 20%를 차지했으나 현대·기아차 등 주요 고객사의 물량 감소로 소폭 감소했다.

한상준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중국 JV를 통해 향후 매출이 약 2400억~2500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전기차 부품 중 공조시스템 부분이 상대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빠를 것으로 예상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 한온시스템의 PER(주가순이익)은 24배 수준이다.

◇친환경차 시장 성장 호재…"전기차 과점적 부품업체" =최근 한온시스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성 덕분이다. 지난해 신규수주 약 20억달러 중 44%, 수주잔액 약 83억달러 중 28%가 친환경차에서 발생했다. 친환경 관련부품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7.1%를 차지했다.

한온시스템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전동식 컴프레서(압축기)를 양산한 이래 친환경 공조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컴프레서는 가스 냉매를 압축하는 에어컨의 핵심부품으로, 전동 컴프레서는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작동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에 적용된다. 현재 한온시스템은 일본 덴소와 함께 '글로벌 톱2' 수준의 전동식 컴프레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2020년까지 연평균 64% 성장할 순수전기차 시장에서 과점적인 부품 업체"라며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모든 파워트레인 변화에 대응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고마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재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현대기아차향과 포드향 등 기존 고객사 납품 물량 증가 이외에 폭스바겐(VW)이 진행하고 있는 전기차 전환 프로젝트인 MEB(Modular Electric Drive) 플랫폼 독점 수주에 따른 FAW-VW향 전동식 컴프레서를 2022년까지 30만대 납품 예정(700억 규모)이고, 장안기차향 기계식·전동식 컴프레서를 2022년까지 연 90만대 납품 예정(2000억 규모)으로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는 고객사뿐만 아니라 비고객사들도 본격적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열관리 시스템 수요가 늘어나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타이어 지분확대설.. 악재일까=다만 최근 한국타이어의 지분확대설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 한국타이어와의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올 계획인 것도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가능성 우려를 부추겼다.

한온시스템의 전신은 1986년 포드자동차와 만도기계의 합작사로 설립된 '한라공조'다. 이후 몇 차례 지분 이전 과정을 거쳐 2013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재탄생했다. 2014년 12월 한국타이어(19.49%)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50.5%)가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70%를 인수하며 이듬해 7월 사명을 한온시스템으로 바꿨다.

그러나 한국타이어의 단기 M&A(인수·합병)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는 의견도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현식 대표인사의 신규 이사 선임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와 단순 교체된 것으로 이사회 구성은 종전과 동일하다"면서 "한국타이어가 20% 지분을 인수한 이후 주가가 상당폭 상승해 추가로 50% 지분을 매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의 관계 설정 이슈와 타이어와 공조부품 간 낮은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도 무리한 M&A보다는 매각 차익이 더욱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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