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MMF의 현금 여력 약화 '유동성 과도기'…미국서 시중 유동성 공급 경로서 은행 부상 전망

3년 만기 BBB-등급 회사채 금리가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다시 올라갔다. 미국의 유동성 공급 경로 변화가 임박한 가운데 단기·저신용구간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했다.
BBB-등급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금리)는 7일 국내 채권시장 오전장 최종호가 기준 9.087%(이하 연간 수익률)로 0.6bp(1bp=0.01%포인트) 올랐다. BBB-등급은 투자 적격 등급 가운데 최하위 등급이다. 해당 회사채는 전날 9.081%로 마감해 기존 연고점이었던 지난 1월15일(9.071%) 수준을 처음 웃돌았고 이날엔 지난해 12월27일(9.087%)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지난해 12월은 12·3 계엄 선포로 국내에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 쏠리던 시기다. AA-등급 회사채는 3.236%로 지난 2월12일(3.238%) 이후 가장 높았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수요가 약세일수록 상승한다. 다른 주요 채권들도 최근 고점권에서 움직였다. 국채는 10년 만기와 30년 만기가 전날 각각 3.203%, 3.121%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날 3.185%, 3.101%로 소폭 하락했다. 국채 3년 만기는 2.840%로 0.6bp 상승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시장 불안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QT(양적긴축) 종료 결정에 따른 단기 유동성 구조 변화가 꼽혔다. 유안타증권은 연준의 양적 긴축 기간에는 MMF(머니마켓펀드) 자금이 단기 국채나 레포(환매조건부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양적 긴축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융 섹터의 현금 여력이 줄어든 결과 연준도 QT를 종료하기로 했고 시중 유동성 공급 주체는 MMF에서 은행으로 옮겨지는 과도기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달러 MMF의 현금 여력이 약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단기자금 공급 강도는 이전에 비해 약화될 것"이라며 "원화 장기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 상승한 것도 (미국에서) 대내외 단기자금에 노출된 장기채권 익스포저(위험 투자액)이 확대된 영향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채권시장은 국채 금리가 먼저 연고점을 경신한 뒤 회사채가 뒤따랐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는 국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아울러 대기성 자금이 늘면서 장단기금리가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불확실성 등도 채권시장에 대해 우려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