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사 수 AMD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과 AMD의 AI(인공지능) 산업 협력 과제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우리 정부와 AMD는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 MOU(양해각서)에 서명했는데 NPU(신경망처리장치) 등을 중심으로 한 협력 과제를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다.
3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8일 서울에서 리사 수 회장이 참석하는 업계 간담회 개최가 논의되고 있다. 리사 수 회장은 올해 3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271,500원 ▼1,000 -0.37%) 회장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IT업계 CEO들과 연쇄 회동하고 회사별 협력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번 방한 역시 한국과의 협력 강화 프로젝트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번 방한 일정에서 배경훈 부총리와 면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리사 수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및 컴퓨팅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글로벌 CPU 양대 기업 중 하나 AMD와 손잡고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AMD가 생산하는 CPU·GPU와 국산 NPU를 결합한 개방형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리벨리온과 딥엑스, 모빌린트 등 국내 주요 NPU 업체와 AMD 사이 협업을 통해 이(異)기종(Heterogeneous)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증에 나서겠다는 것. 국산 NPU 제품을 AI 연산에 쓸 수 있도록 하면서 AI 연산 자원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NPU를 통한 AI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것은 현재 GPU 중심의 AI 생태계가 지속될 경우 GPU 가격 상승에 따른 위험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례로 과기정통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AI 사업 예산으로 9조4000억원을 담았는데 이 가운데 GPU확보용 예산만 4조2385억원을 편성했다. 차세대 칩인 '베라루빈'에 대당 275억원을 편성하는 등 '통 큰' 예산 배정을 했으나 이 마저도 GPU가격 상승에 따라 확보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서비스마다 학습·추론·데이터 처리 요구가 달라 GPU보다 NPU 중심의 연산이 유리한 분야가 있다는 점 역시 NPU 중심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국내 NPU 기업이 AMD와 협력해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 편입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AMD와의 협력에 대해 "GPU 일변도로 AI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은 추격자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일부 AI 서비스는 GPU보다 NPU에서 잘 돌아가는 만큼 NPU같은 대안을 시장에 제안하면서 AI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정부는 AMD와 협력을 통해 국내에 AI 우수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 인재 양성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AMD의 AI 컴퓨팅 자원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대학·연구기관의 기술 협력,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팅 기술 검증 및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협력 거점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AI 연구센터를 통해 국산 NPU를 활용하는 공동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등 국내 대학·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개방형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과제들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