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뇌 신경 세포 제어' 광유전학 개척

'빛으로 뇌 신경 세포 제어' 광유전학 개척

홍효진 기자
2026.10.0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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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뇌 기능검증 가능… 신경과학 패러다임 바꿔"
파킨슨병·간질·수면장애 질환 발생 기전 연구 큰 도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빛으로 신경세포의 활동을 제어하는 '광유전학' 연구공로를 세운 이들에게 돌아갔다.

5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이하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피터 헤게만 독일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금은 1200만스웨덴크로나(약 16억원)로 지난해보다 100만크로나 더 올랐다. 수상자 3명은 해당 상금을 3분의1씩 동등하게 나눠 갖는다.

광유전학은 유전공학과 광학기술을 결합해 살아있는 동물모델에서 특정 뇌세포 혹은 뇌회로의 기능을 빛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다. 빛에 반응하는 이온채널과 같은 광감응성 단백질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특정 뇌세포에 발현시키면 특정 파장의 빛을 조사해 해당 신경세포군 혹은 뇌회로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헤게만 교수와 나겔 교수는 단세포 조류로부터 독특한 특성을 지닌 단백질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해당 단백질을 어떤 세포에 넣든 그 세포가 빛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쥐의 신경세포에 도입한 뒤 청색광을 비춰 신경신호를 발생시키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후 빛으로 신경세포를 제어하는 '스위치'가 살아 있는 생쥐의 뇌에서도 작동하도록 구현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지난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선정한 제18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부문을 수상했다. 이처럼 광유전학의 출발점은 미생물이 빛에 반응하는 원리를 밝힌 기초연구에서 비롯됐다. 연구진은 이를 신경세포에 적용해 살아 있는 동물의 특정 회로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도구로 발전시켰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이번 수상의 가장 큰 의미는 살아 있는 뇌에서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정밀하게 켜고 끌 수 있게 함으로써 뇌 기능을 상관관계가 아닌 인과관계로 규명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라며 "광유전학을 통해 기억·감정·수면·운동 등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기능을 직접 검증할 수 있게 되면서 신경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이 기술의 중요성은 신경활동과 행동의 상관관계를 관찰하는 데서 나아가 특정 회로의 기능을 직접 시험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 있다"며 "어떤 신경세포를 작동시켰을 때 특정 행동이 나타나는지, 그 활동을 억제하면 행동이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면서 신경회로와 기능의 인과관계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억과 감정, 보상, 운동 등 복잡한 뇌 기능을 연구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광유전학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며 신경과학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특히 파킨슨병, 간질,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의 표적과 신약 후보검증에 활용된다. 망막색소변성 환자의 남아 있는 망막 신경세포에 빛 감지능력을 부여하는 치료연구가 진행되면서 일부 시각 기능의 회복도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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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머니투데이 홍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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