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과장광고 '먹튀' 키운 솜방망이 처벌③

#여배우 O씨와 유명 여성 개그우먼 J씨가 영상을 통해 광고한 기미 제거 화장품들. 바르고 잠깐 있다 떼어내면 마치 기미가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화면에 나오고 해당 연예인들은 "기미뿌리 압출팩"이라며 "피부톤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바르다 보면 잡티 변화가 눈에 보인다"고도 한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일반 화장품으로 실제로는 기미 제거 효과가 미미하다. 명백한 허위·과장광고다.
연예인, 인플루언서(영향력 높은 개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허위·과장광고가 만연하지만 정부의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들과 SNS 플랫폼에 대한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 연예인·인플루언서 부당광고는 관리도 안 해…연예인은 과대광고 처벌 사례도 거의 없어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광고모델로 참여한 부당광고 사례에 대해 별도 구분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인, 인플루언서를 통한 부당광고는 더 교묘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에는 텔레비전 광고나 지면 광고 등 중심이라 정부 사전 심의가 비교적 엄격해 가짜 광고를 내보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SNS 내 숏폼, 유튜브 등을 통해 개인 체험인 것처럼 얘기하면서 교묘히 광고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그러나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실제로 연예인의 경우엔 허위·과대광고에 따른 처벌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 얘기다. 식품광고위생법률연구소 대표 김태민 변호사는 "여태까지 광고 모델을 처벌한 적이 없다"며 "다만 연예인 본인도 과대광고 멘트를 하면서 과대광고인지 모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연예인들도 광고하는 제품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플루언서도 거의 적발되지 않거나, 단속되더라도 벌금이 적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인플루언서는 그들이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자로서 과대광고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벌금 100만~200만원 정도만 내는 사례가 많다"며 "공동구매(공구)를 하기도 하는데 해당 글이나 영상을 올렸다가 지우는 경우가 많고, 비공개 메시지(DM)을 보내라고 해 잘 안 잡힌다"고 전했다.

블로그에선 연 361회 '소비자 기만' 부당광고 적발, 고발은 'NO'…유명인·플랫폼에 책임 강화 등 조치 필요
이렇다보니 올해 한 포털 블로그는 수백건의 적발에도 소비자 기만 식품 광고를 지속해서 올렸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 네이버 블로그는 식품 등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361회나 적발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식약처는 "개인 블로그, SNS의 경우 게시자의 인적사항이 확인 불가해 고발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유명인,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이들의 허위·과대광고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플랫폼에 대한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지영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인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인플루언서와 그들과 소비자 간 접점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에 부당광고 위험에 비례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규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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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품을 광고하고 설명한 모델이나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도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부당광고로 적발받았을 때는 어떤 사유로 무슨 처분을 받았는지 인플루언서의 방송 화면 등에 공개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경각심을 줄 수 있다. 화면 아래 쪽에 일정한 글자 크기로 몇 초 동안 띄우는 식의 정보 공개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식약처 인력만으로 인플루언서 등의 부당광고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예산을 확보해 소비자단체 등과 공동으로 부당광고 모니터링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권오상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 교수(전 식약처 차장)는 허위·과장광고 근절을 위해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와 함께 '똑똑한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소비자도 광고를 무조건 믿기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광고는 적극적으로 문의하거나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며 "똑똑한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허위·과장광고는 설 자리를 잃고, 기업도 과장보다 신뢰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