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독도, 눈치보지 말고 장관 보내야" 발언…전문가 "트럼프 아시아에서 발 뺄 때 생각해야"

미국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자유민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일본 총리직에 오를 경우 한국, 중국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다카이치 총재의 선거 승리 소식을 전하며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멘토로 뒀던 다카이치 총재는 외교 정책과 문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념적으로 유사한 보수적 견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WSJ는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직을 수행한다면 일본과 아시아 주변국 사이에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양안 관계에서) 대만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어 "다카이치는 전범들을 포함해 전사자들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정기적으로 참배한다"며 "일본 지도자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은 중국과 한국에게는 도발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에게 패했던 지난해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다카이치 총재는 총리 취임 후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계속 참배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번 선거 승리 후에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총재의 민족주의적 입장이 중국과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최근의 노력도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달 27일 선거 토론회에서 일본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표현)의 날' 행사와 관련해 "장관이 당당히 (독도에) 가면 된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모두가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재의 승리 소식을 접한 뒤 "중국, 일본 간 4대 정치문서의 원칙과 합의를 준수하고 역사,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라"고 밝혔다. 중국이 거론한 4대 정치문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주권 행사를 존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일 양국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 속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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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니 테츠오 메이카이대학 교수는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서 우경화 정책을 고수한다면 일본이 고립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중국이 긴장 완화 국면에 들어섰을 때 외교 정세에 발맞추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코타니 교수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발을 빼는 동안 일본이 중국과 대립하게 된다면 (다카이치 총재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누가 총리가 되든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5500억 달러(774조원) 투자를 약속한 무역 협상도 관건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재가 재협상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 그는 지난달 28일 후지TV 토론회에서 "(투자금) 운용 과정에서 만일 국익을 해치는 불평등한 부분이 나오면 확실히 이야기해야 한다"며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총재 선거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는 미국과 무역 협정을 뒤집을 생각은 없으며 일본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