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선 전 구조개혁 '속도'
민생 위기 등 현안 해결 집중

영국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대표(사진)가 20일 키어 스타머의 뒤를 이어 영국 59대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후 10년 동안 7번째 총리를 맞을 만큼 영국 정치는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날 총리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이뤄진 첫 연설에서 버넘 신임 총리는 취임일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숨 쉴 여유'를 되돌려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생활비 위기와 공공서비스 부실 등 국민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현안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의미다.
아울러 현재를 '성찰과 다짐'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영국이 직면한 과제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또 잦은 총리교체 문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정치가 더욱 안정적이고 책임감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버넘 총리는 전날 공개된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공공지출과 경제운용 방식을 바꾸려면 일하는 방식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실패에 대한 비용을 치르는데 매달리기보다 조기투자와 조기개입, 그리고 사람들이 성공하도록 뒷받침하는데 훨씬 더 집중하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예산권을 쥔 재무부와 관료조직의 영향력을 줄이고 총리실의 권한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날 취임 이후엔 새 내각을 발표하고 지방분권과 교통, 사회복지 등 핵심정책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AI(인공지능)담당 장관급 직책 신설, 영국 최대 상하수도 기업 템스워터에 대한 정부통제 강화, 전국민 디지털신분증제도 폐기, 북해 유전에서의 시추확대 추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해 유전과 관련, 전날(19일) 소셜미디어에 버넘 신임 총리가 북해 유전을 완전히 개방키로 했다면서 "(유전사업이 진행될) 스코틀랜드 애버딘 사람들이 길에서 춤을 추고 있다"고 썼다.
다만 버넘내각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버넘 총리는 영국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2029년 차기총선 전까지 구조개혁의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촉박한 데다 재정악화와 시장의 감시까지 겹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벌써 당내 분열조짐도 포착된다. 정권인수 과정에서 소수 측근 중심으로 내각구성을 추진하고 핵심 지지자들마저 배제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