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텃밭에 분 '민심 역풍'…민주당, 캔자스서 94년 만의 승리

공화당 텃밭에 분 '민심 역풍'…민주당, 캔자스서 94년 만의 승리

조유정 기자
입력 2026.11.04 16:32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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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캔자스주 애덤 해밀턴, 94년 만에 상원의원 의석 탈환

(오벌랜드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캔자스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애덤 해밀턴 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오벌랜드 파크의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6.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오벌랜드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오벌랜드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캔자스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애덤 해밀턴 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오벌랜드 파크의 중간선거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6.11.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오벌랜드파크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텃밭인 캔자스주에서 94년 만에 연방 상원의원 의석을 탈환했다. 개표율 91% 기준 민주당 후보 애덤 해밀턴이 약 51%의 득표율로 현역 의원인 공화당의 로저 마셜 후보를 꺾고 승리를 확정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6%포인트 이상 앞섰던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건 이례적인 성과라며 이번 승리로 상원 장악을 노리는 민주당에 큰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캔자스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한 건 1932년 변호사 출신 조지 맥길의 당선 이후 처음이다.

목사 출신 해밀턴, 중도 표심·모금력 앞세워 이변 연출

해밀턴은 캔자스시티 지역에 있는 2만5000명 규모의 '부활교회(Church of the Resurrection)'를 설립한 담임목사다. 이 교회는 미국 최대 규모의 연합감리교회다. 기독교와 신학에 관한 책을 30권 이상 집필한 그는 자신을 '독립적인 성향의 민주당원'이라고 소개했다. 첫 선거 도전에 나선 해밀턴은 목회 활동과 저술을 통해 쌓은 대중적 인지도에 더해 모금 능력을 앞세워 선거전을 이끌었다.

그는 이란 전쟁 후 경유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캔자스주 농민들을 비롯해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해밀턴은 생활비 부담 완화와 초당적 협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공화당 온건파와 무당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트럼프·밴스 총력 지원에도 역부족…농심 달래기·이념 공세 맞불

[파크시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캔자스주 파크시티에 있는 하트랜드 크레딧 아레나에서 상원의원 후보인 공화당 소속 로저 마셜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6.10.20. /사진=권성근
[파크시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캔자스주 파크시티에 있는 하트랜드 크레딧 아레나에서 상원의원 후보인 공화당 소속 로저 마셜 후보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6.10.20. /사진=권성근

선거 막판 경쟁이 치열해지자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캔자스주를 잇달아 방문해 공화당 현역인 마셜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위치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미국 농무부가 수확철 농민들의 경유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80억달러(약 10조7256억원) 규모의 '수확 연료 지원 프로그램'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하며 농심 달래기에 나섰다. 밴스 부통령도 해밀턴을 "척 슈머(뉴욕주 상원의원)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마셜 지원에 나섰다. 이에 해밀턴은 자신이 슈머 상원의원을 민주당 지도자로 계속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공화당은 해밀턴이 캔자스주 유권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지나치게 '깨어있는(woke: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리 등에 민감한 진보적 태도)'한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해밀턴이 이끄는 교회가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한다는 점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몇 주 동안은 해밀턴이 속한 교회의 연례 캠프에서 성인 지도자가 10대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해밀턴은 2005년 첫 사건을 신고하지 않은 것과 해당 남성이 2006년 캠프에 다시 참여하지 못하도록 확인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마셜 후보의 과거 의료 활동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토대로 마셜 후보가 산부인과 의사였을 당시 미납 환자의 진료비 회수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우리는 미국의 심장부"…94년 만의 승리 자축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적인 지지율 하락과 더불어 최근 캔자스주 정치 지형의 변화가 해밀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캔자스주는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민주당 주지사를 뽑을 정도로 온건 성향의 유권자층이 상당한 규모를 차지한다.

해밀턴은 캔자스시티 인근 호텔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냈다"며 "캔자스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가는 변두리 지역이 아니라 미국의 심장부"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의료·식량 지원 예산 삭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워싱턴 정가의 극심한 당파 대립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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