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다시 멀어진 1300

[오늘의포인트]다시 멀어진 1300

황숙혜 기자
2006.07.14 11:46

국제유가 랠리·외인 선물 매도에 발목…약세장 이어질 듯

장 초반 한꺼번에 30포인트 밀린 코스피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는 소식도 시장 에너지를 추스르기에는 역부족이다.

재료로는 국제 유가 랠리, 수급에서는 외국인 선물 매도가 시장의 방향을 쥐었다. 중동 지역의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7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전날 미국, 유럽에 이어 이날 아시아까지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 1300 안착 요원한가= 힘겹게 1300과의 거리를 좁혔던 지수가 순식간에 1250선으로 밀렸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00억원 내외로 제한적인 순매도를 기록중인 가운데 지수선물을 3000계약 이상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 베이시스가 -0.30로 꺾였고, 프로그램에서 2600억원 가량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가을까지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를 압박하는 요인이 단기적인 이벤트성 재료가 아니라 거시경제와 맞물린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경기가 꺾이고 있는데 부담스러운 요인이 돌출하면서 외국인은 일관적인 매도로 리스크관리에 나섰다"며 "최근 나타난 외국인의 선물 매매 동향은 단기적인 시각보다 중기 전망을 좋지 않게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가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성장성이 다시 부각돼야 한다"며 "이는 IT 제품의 계절적 수요가 살아나는 가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글로벌 증시가 인플레이션으로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차에 금리인상 요인이 부각되는 현상은 부저적이라는 얘기다. 경기 측면에서 강한 사인이 나오거나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안정되거나 둘 중 한 가지는 충족이 돼야 한다는 것.

이남우 메릴린치 전무는 "월별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경우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을 수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높았다"며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76.7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간외거래에서 추가 상승하는 등 임계치까지 근접함에 따라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내년 글로벌 경기의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 국제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실적 효과는= 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내놓았지만 주가 반응은 시들하다.

골드만삭스(4만5000주)와 모간스탠리(3만2000주), 씨티그룹(1만4000주)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매물이 집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낙폭을 2.5%로 확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4180억원을 기록, 시장 전망치인 1조3316억원을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5093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이익보다 영업이익률의 하락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신동준 BIBR 인랩스 이사는 "절대적인 수치보다 영업이익률 감소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2분기 영업이익률은 반도체 부문이 25.8%에서 22.2%로 감소했고, LCD와 휴대폰도 각각 4%에서 2.6%로, 10.1%에서 9.5%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 그는 또 "PC 부문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하반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2분기를 바닥이라고 말했지만 인텔은 PC 수요 감소를 예상하고 1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며 "양측의 엇갈리는 전망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 1200 지지는 유효할까= 힘없이 밀린 지수가 어디까지 떨어질까. 1200이 깨질 수 있다는 의견과 더 밀리지 않더라도 매수가 급하지 않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박영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 회복 시기가 가을 이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1200을 크게 훼손하는 가파른 하락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1200이 지지선이라 하더라도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더 밀리지 않더라도 반등이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까지 긴축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

박영태 센터장은 "긴축과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진 부사장은 "지수는 1200을 하향 이탈할 수도 있다"며 "추세 상승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주가는 개별 종목의 실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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