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美 중간선거와 월가

[기자수첩]美 중간선거와 월가

박성희 머니투데이
2006.11.13 07:24

미국 의회의 주도권이 12년 만에 코끼리(공화당)에서 당나귀(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미 경제에 미칠 파장을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먼저 월가를 사로잡은 것은 정부와 의회의 주인이 다른 `그리드락(gridlock)`에 대한 기대감이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체크 앤 밸런스가 이뤄져 경제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다우지수는 8일(현지시간) 1만2176.5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고 심복인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에 시장은 크게 환영했다.

'그리드락'이 이뤄졌던 1990년대 클린턴 정권 당시 미 역사상 가장 긴 경제 호황이 나타났다는 사실도 장및빛 전망을 더한다.

그러나 정부와 의회의 주도 세력이 다르다 보니 정책 추진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해 온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자유무역 확대 정책에 걸림돌이 커져 과감한 무역 자유주의도, 확실한 보호무역주의도 불가능해졌다는 전망이다.

또 최저 저축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리더십과 결정력있는 정책이지 '그리드락'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가 초당적 협력을 전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상-하원 원내대표와 만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조용히 자신의 정책을 관철시켜온 타입'의 부시 대통령이 얼마나 공조해 나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선거라는 큰 불확실성이 사라진 자리에 백악관과 의회의 당파적 대립이라는 변수가 등장, 2년동안 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은 선거나 정치권력이라는 외부 요인보다 실적이나 통화정책과 같은 펀더멘털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미 의회 주인이 바뀐 이 시점에서도 경기 연착륙 여부, 기업 수익 증가율 변화, 주택경기, 통화정책 향방 등에 대한 관심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