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70만원짜리 교복'사태의 '재구성'

[현장+]'70만원짜리 교복'사태의 '재구성'

백진엽 기자
2007.02.14 12:17

#1월25일 오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의 기자 회견: "교복가격에 지나치게 거품이 껴 있고, 심지어는 70만원대 교복도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기자 회견 이후

주요 신문 기사 및 방송 뉴스: "교복 한벌에 최고 7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학사모에 따르면…"

#2월7일

70만원대 교복 제조업체인 SK네트웍스: "코트, 가디건을 다 포함해야 70만원 수준이다. 또 그 교복은 테스트용으로 극히 일부 학교에만 공급했던 것"

'교복가격 논란'의 중심에 어느 순간부터 70만원대 교복이 들어섰다. 이쯤되면 해당 업체가 "70만원대 교복은 팔지 않겠다"고 하면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도 같다.

그러나 교복사태의 핵심은 20만원대 교복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입는 일반 교복이 20만원대이고 이번 논란도 학부모들이 20만원대 교복이 비싸다는 것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학사모가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예로 든 '70만원짜리 교복'이 오히려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웩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발단은 학사모와 언론이 제공했다. (의도했는지 모르지만) 학사모가 준비한 자료 중 '70만원대 교복'은 항상 독자의 시선을 모을 '꺼리'를 찾는 기자들의 입맛에 딱 들어 맞았다. 여기에 해당 업체가 '70만원의 내역'을 해명하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 결국 논란은 70만원짜리 교복을 두고 학사모의 주장과 업체의 주장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로 이전됐다.

결국 학부모들의 불만이면서 교복사태의 본질인 '20만원대 교복가격의 적정성 여부'는 '70만원짜리 교복'에 가려 관심 밖으로 멀어진 느낌이다.

교복 논란은 해마다 반복된다. 올해는 그 파장이 커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초점이 잘못 맞춰지는 바람에 소비자도 업체도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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