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 금융사 순위 바꿀 수도"

"국제회계기준, 금융사 순위 바꿀 수도"

진상현 기자
2007.05.02 10:06

김교태 삼정KPMG 부대표 "실질 준비기간 2년8개월 불과"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금융기관 순위가 뒤바뀔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회계시스템 뿐 아니라 전산시스템과 경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준비시간이 결코 넉넉하지 않습니다"

지난 3월15일 국제회계기준(IFRS : International Finanical Reporting System) 도입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회계기준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주재무제표로 하는 등 현행 한국기업회계기준과 큰 차이가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와 다양한 거래를 해 전산시스템의 중요성이 큰 은행 등 금융기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법인인 삼정KPMG에서 국제회계기준 도입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김교태 부대표(경영자문본부)(왼쪽 사진)를 맞나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어봤다.

-은행과 상장 금융기관은 도입시기가 2011년이다. 지금부터 도입준비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있나.

▶국제회계기준으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최초로 공시해야하는 시점은 2011년 3월말 이다. 하지만 비교표시 대상인 2010년 재무제표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2010년 개시시점인 2009년 12월31일 대차대조표가 있어야 한다. 결국 이 시점까지는 준비가 끝나야 한다. 남은 기간은 2년8개월에 불과하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은 전산 도움없이는 도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해외 금융기관의 경우 전산준비에만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은행 등 상장 금융기관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많은 금융기관이 기업회계기준 보다는 산업 관행이나 금융감독정책에 따라 기업회계기준과는 다른 회계처리를 해오고 있다. 또 회계기준간 차이가 사소하더라도 회계시스템, 프로세스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수많은 거래의 인식과 기록이 전산으로 이뤄지고 있는 금융기관은 전산시스템을 고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국제회계기준이 도입 되면 어떤 것들이 바뀌나.

▶모-자회사 혹은 그룹 모든 자회사 손익, 자산 및 부채항목을 연결한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화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지금 한국기업회계는 개별 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여서 국제기준과 거리가 있다.

또 대손충당금 적립때 발생손실(incurred loss) 개념이 엄격하게 적용돼 손실이 생겼지만 규모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추정해 손익에 반영해야한다. 아울러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특정 금융자산부채를 공정가치(fair value)로 평가하고 공정가치 변동법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다. 외화환산 회계나 금융자산의 분류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회계와 보고부터 달라진다. 분기별, 반기별로도 연결재무제표를 만들어야하고 국제회계기준을 충족하는 방대한 공시자료도 작성해야한다. 금융기관의 거의 모든 시스템과 프로세스도 달라지게 된다. 손익변동성 관리 및 IR 전략, 성과 평가 및 보상, 관리회계 등에 큰 영향을 준다. 임직원에게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공부도 시켜야한다.

-우리나라 금융업계의 상품구조나 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연결재무제표가 주 재무제표가 되기 때문에 지주사 형태의 금융회사들은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자산이나 수익상의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대손충당금이 경험손실률을 바탕으로 개별 포트폴리오의 특성을 고려해 측정되기 때문에 어떤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충당금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진폭도 커질 것이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전략적인 결정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현재도 연결재무제표는 작성하고 있지 않나.

▶국내기업들은 현재 매년 1회, 개별결산이 완료된 이후에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현재 개별제무재표를 공시하는 것과 동일한 일정(분/반기 45일, 연도말은 90일) 이내에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각 기업들은 모회사와 자회사 간에 전산시스템 통합없이 엑셀프로그램으로 개별 재무제표(주석 포함)를 가져와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연결해왔다. 앞으로는 이런 주먹구구식 방식으로는 결산일정을 맞출 수 없다. 자회사와 시스템 통합, 연결정책의 마련 등 방대한 개편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우리나라 3개 금융기관(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현재 2009년부터 미국에 상당된 해외기업의 경우 국제회계기준에 의한 재무제표의 경우 미국기업회계기준과 국제회계기준간의 조정 사항을 공시할 의무를 삭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따라서 20011년 이후에는 미국자본시장 진입으로 인한 이중 재무제표 작성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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