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입술과 건강

[건강칼럼]입술과 건강

김제관 광동한방병원 진료부장
2007.08.10 12:45

입술은 특정 장부의 기능을 나타내므로 입술의 모양이나 색깔, 윤택성 등으로 건강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입술을 통해 비장과 소장, 생식기의 기능과 문제점을 알아내기도 한다. 자외선과 뜨거운 햇살 탓에 입술이 트기 쉬운 요즘, 입술색깔에 변화가 생겼거나 건조, 궤양이 자주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입술은 음식의 소화를 담당하는 비장, 소장과 관련되어 있다. 입술이 들려있는 사람은 비장의 기능이 약해 속이 쉽게 더부룩해지고, 말할 때 입술 한쪽이 덜 열리거나 비뚤어진 사람은 비장 기능이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본다. 입술이나 입술 주위의 주름이 많은 경우 역시 비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노인들에게 많다. 한편 코가 아래로 처져서 입술과 붙은 사람은 소복통(아랫배의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고, 입술이 들려 올라간 사람은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사람은 간 기능이 떨어졌을 수 있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면 뇌 신경에 무리를 주어 간 기능이 저하, 입술이 마른다. 또 잦은 술자리나 과로 등으로 간이 많이 지쳐 있을 때 일어나는 증상이다. 이처럼 간 기능이 떨어졌을 때 한방에서는 주로 보간환, 청간탕, 세간산, 사청환, 당귀용회환을 처방하며, 평상시 집에서 복용할 수 있는 한방차로는 결명자차나 복분자차가 있다. 특히 결명자차는 스트레스로 인한 간의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볶은 결명자 한 주먹을 적당량의 물과 함께 끓여 수시로 복용하면 된다.

입술에 윤기가 없고 주변에 뾰루지가 난다면 자궁과 방광의 혈액 순환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생리 불순이나 냉 대하 등으로 자궁 주변에 혈액이 부족하거나 순환이 잘되지 않기 때문. 유산을 한 후 어혈이 자궁이 맺혀 제거되지 않은 경우에도 입술 건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인중이 탁하면서 어두운 색을 나타내는 경우도 자궁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그 색이 집중되어 점처럼 나타나면 자궁에 종양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몸의 일부가 저리는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한방에서는 온경탕이나 삼비탕 등을 처방해 복용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한방차로는 당귀차가 좋다. 당귀를 따뜻한 물에 담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당귀 10g정도(한 움큼)를 물 3컵과 함께 센 불로 끓이고 끓기 시작하면 연한 불로 줄여 오래 달여 물만 따라 마시면 좋다.

한편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입술 색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입술이 푸르면 몸에 차가운 기운이 많으며 혈액의 흐름이 막히거나 혈액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입술이 검푸른색을 띤다면 어혈이 뭉쳐 있기 때문. 한방에서 어혈이 뭉쳤다면 당귀수산을 처방 받아 복용하면 효과가 빠르고 가정에서는 홍화잎차나 당귀차를 복용한다. 홍화잎을 보리차 끓이듯 충분한 양으로 끓인 뒤 물처럼 음용하면 이롭다.

입술에 물집이 생기거나 부어오르면 면역기능 저하일 수 있는데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비장이 약해지면 몸이 피곤해지고 저항력도 약해져 평소 몸 속에 숨어 있던 헤르페스라는 바이러스가 입술에 물집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비장을 튼튼히 해 원기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 십전대보탕이나 익기보혈탕을 처방 받거나, 평상시 쌍화차를 권한다.

위장에 열이 많으면 입술이 거칠어지고 잘 트는데,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과도하게 받으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위장에 열이 많으면 소화가 빨리 되어 쉽게 배가 고파지고 식한(식사 시 땀이 많이 나는 것)이 발생하며, 엄지손가락 안쪽 손바닥 부위가 붉다. 이때는 죽엽석고탕을 처방한다. 도움되는 한방차로는 백출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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