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vs우리銀, '600억 짜리' 소송전

석유公vs우리銀, '600억 짜리' 소송전

김익태 기자
2007.09.05 13:39

인도네시아 마두라 유전 놓고 법정공방… 19일 2심 1차변론

한국석유공사와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마두라 유전'을 놓고 600억원 규모의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600억원을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반면 석유공사는 한푼도 못주겠다고 버티고 있다. 1라운드의 승자는 석유공사였다. 우리은행이 항소, 현재 2라운가 진행 중이다.

◆'마두라 유전'과 '코데코'=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며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서러움을 곱씹어야 했던 우리나라는 남의 땅에서 기름을 캔다는 전략을 세웠다. 코데코에너지㈜(이하 코데코)는 이런 염원을 안고 198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우리나라 최초로 석유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마두라 유전'이 그것이다.

석유공사는 1983년 코데코에 총 6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성공확률이 낮은 탐사단계 사업을 지원하는 '성공불 융자'였다. 상업생산 실패시 원리금을 감면하고, 성공시 원금의 1.5배 한도내에서 특별부담금을 징수키로 했다.

하지만 코데코는 마두라 유전에서 실패의 쓴맛을 봤다. 유전개발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석유공사의 발빠른 대응'=코데코의 지급보증까지 섰던 석유공사는 2000년 3월 프랑스 파리바은행에 988만 달러를 대신 갚아줬다. 2002년 4월에도 만기도래한 수출입은행 차입금 4117만 달러를 대지급했다.

채권을 양도받은 석유공사는 코데코와 자금관리와 순차적 변제계약을 체결했다. 대지급금 구상권 행사에 앞서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 폴랭광구의 사업성이 양호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코데코는 폴랭광구를 제대로 탐사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자금난이 겹쳐 1999년 아르헨티나 YPF사에 지분 50% 가량을 넘겼다. 하지만 지분을 넘겨받은 YPF사가 탐사 한 결과 상당량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코데코의 자금사정을 훤히 꾀고 있던 석유공사는 작년말 파리바와 수출입은행에 대한 대지급금을 모두 돌려받았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자 돈이 쌓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자까지 쳐서 총 600억원 규모였다.

◆형광등 같은 '우리은행'=우리은행(옛 한일은행) 역시 1997년을 전후해서 한국남방개발(코데코 지주회사)과 코데코에 총 1200억원 가량의 지급보증과 대출을 해줬다. 코데코의 경우 우리은행 홍콩지점으로부터 200억원 가량의 외화를 차입했지만, 1999년 10월 이를 상환하지 못했다. 보증기관인 우리은행이 이자포함 273억원 전액을 대지급했다. 관련금액은 작년말 현재 376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채권 회수에 적극적이었던 석유공사와 달리 우리은행은 코데코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다. 2003년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채권회수 지시가 떨어진 뒤에야 뒤늦게 추심에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데코 국내 자산에 대한 추심은 다 됐지만, 해외의 경우 확인이 안되는 등 추심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예보에서 관련 사실을 통보하며 '가치 회수'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해행위(詐害行爲)' 여부=예보의 지시를 받은 우리은행은 2003년 12월 석유공사를 상대로 '사해행위' 소송을 제기했다. 채무자인 코데코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지 못하게 했다는 것. 즉 석유공사와 코데코간 계약으로 인해 석유공사만 독점적 이익을 누리는 등 다른 채권자의 이익이 침해됐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석유공사가 챙긴 600억원을 코데코에 반환하고, 채권비율에 따라 이를 나눠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자를 못받았다고 주장하는 수출입은행도 소송에 가담했다. 석유공사는 600억원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며, 추후 회수되는 채권은 분배할 수 있다고 버텼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석유공사의 채권회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우리은행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3년여간의 심리끝에 법원은 작년 12월 석유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은행의 추심노력이 부족했다는 이유가 작용했다. 우리은행은 즉각 항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심 판결은 사해행위 법리와 크게 관계없는 것을 근거로 이뤄졌다"며 "핵심은 석유공사와 코데코간 계약이 사해행위 의사를 갖고 이뤄진 것이냐 여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600억원을 놓고 벌이고 있는 양측의 싸움은 9월 19일 2라운드를 시작한다. 1차 변론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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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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