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142,600원 ▲5,400 +3.94%)은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 소장을 접수했다. 지난 8월말 방문 판매업 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다단계 영업행위를 했다는 공정위의 발표가 나온지 두달만에 아모레퍼시픽이 내놓은 첫 공식 조치다.
'아모레아줌마'로 상징되는 화장품 방문판매를 화장품 유통의 최대 축으로 일궈낸 아모레퍼시픽은 공정위의 '무늬만 방판' 발표 이후 대응책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왔다. 공정위의 결정에 반기를 들수도 없고 그렇다고 40년 역사의 방판 사업을 '불법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다단계'로 선뜻 전환할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
아모레퍼시픽은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추후 대응조치를 마련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며 신중한 자세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시정명령을 따라야하는 '시한'이 임박했고 결국 행정소송을 통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일주일 늦게 행정소송 제기 사실이 알려진데 대해서도 아모레퍼시픽은 민감한 반응이다. 자칫 공정위를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방문판매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문제발생의 가능성 때문이다. 보통 일반적인 판매 거래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려는 의사에서 출발한다. 반면 방문판매 등 인적판매는 소비자의 구매의사보다는 상품구입을 권유받는 식으로 이뤄지다보니 문제가 생길 소지가 그만큼 크다. 이때문에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했고 방문판매, 다단계 등 인적판매를 규제하는 방문판매법이 만들어졌다.
공정위는 지금처럼 판매영업을 고수하려면 다단계로 전환해야 하며, 그게 싫다면 대법원 판결과 방문판매법이 정한대로 판매원 단계를 2단계 이하로 재정비하라는 간단한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논리처럼 간단치 않다. 다단계의 부정적 이미지때문이다. 특히나 '아름다움'을 파는 화장품 업체는 이미지가 최우선이다. 다단계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규제 원칙도 중요하지만 판매 관행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방판은 경제활동에 상대적으로 소외돼있는 중년 이상의 여성층이 판매원의 주축이다. 여성 경제활동의 중요한 채널로 자리잡고 있어 경제효과가 크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