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존경, 성실성, 능력 존중, 혁신 그리고 인간애에 대한 헌신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1923년 설립된 이후 투자은행, 증권 거래와 브로커리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았다. 고객들은 우리의 전문적 능력과 헌신적인 서비스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에 폭넓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베어스턴스가 홈페이지에 적어둔 소개글이다. 그 베어스턴스가 2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주주총회를 열고 JP모간체이스에 매각되는 것을 최종 승인했다. 독립회사로서의 베어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역사적 결정은 10분만에 이뤄졌다.
회장인 제임프 케인이 메디슨가 383번지에 위치한 본사에서 개최된 주총을 진행했다. 베어의 몰락으로 케인은 9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1969년 입사한 그로서는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여러 외신이 주총 현장을 전했다.
그는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화나지 않는다. 단지 슬플 따름이다. 1만4000 가족이 상처를 입었다. 개인적으로 죄송하다. 더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경영진 역시 큰 고통을 안고 있다."
베어의 400여 고용인들과 임원진 그리고 투자자들은 이를 침묵 속에서 들었다. 대부분 케인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이다.
그는 말을 이었다. "JP모간으로의 매각이 여러분들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지금 우리는 모두 헤라클레스와 같은 존재들이다."
케인은 "JP모간은 위대한 조직이다. 더 좋은 앞날이 여러분 앞에 있을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10분만에 주총은 끝났고 직원들은 자리로 돌아갔다.
매각과 더불어 7000명 이상의 베어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이 끝난 본사 앞. 한 베어 주주가 허공을 바라보며 시가 연기를 깊게 내뱉고 있었다. 그는 "매각은 필요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진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왔다는 다른 베어 주주는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매우 실망스러운 주총이었다. 엄청나게 큰 미국의 기업이 이처럼 잘못된 판단으로 한 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총밖에는 케인의 캐리커처가 전시돼 있었다. 거기에는 "케인이 우리들을 울궈먹었다"는 글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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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는 전세계 40조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신용디폴트 스왑(CDS)시장의 최대 큰손이었다. 10조달러 정도의 CDS에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준(FRB)이 주당 2달러라는 헐값에 매각을 서둘렀던 절박한 이유다. 신용 버블의 정점에 있던 거대 투자은행이 버블의 붕괴와 운명을 같이 했다.
투기가 존재하는한 버블의 역사는 유효하다. 지금 시장은 어디에서 버블을 만들고 있을까. 원유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베어의 몰락을 뒤로 하고 뉴욕증시는 문을 연다. 여전히 유가 동향이 관심사다. 큰 경기지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