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한민국의 영어에 대한 관심도는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한국인 영어 성적표의 뚜껑을 열어보면 결과는 참담하다. 국제 영어인증시험인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가 지난해 응시자가 가장 많은 20개 나라의 영어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민 및 직업용 시험에서 한국인은 19위를 기록했다. 유학용 시험 성적도 15위로 하위권이지만 일반인의 생활영어 실력은 그야말로 세계 최하위 수준인 셈이다. 독해 능력은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읽기와 듣기는 18위에 그쳤고, 쓰기와 말하기도 19위에 머물렀다.
대한민국이 국가적으로 영어에 많은 관심과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영어실력이 세계 꼴찌 수준이라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됐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결과가 보여주듯이 주입식 교육보다는 실질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학습법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로 언어학의 대부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Avram Noam Chomsky)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언어습득장치(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 때문에 어린이는 그들의 성숙도에 따라 LAD를 통해 말의 변형규칙을 습득하고 그 언어 속에 내포되어 있는 어떤 규칙을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또 무엇을 어떻게 행하는가에 대해 확실히 느끼지 않더라도 그 규칙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시키면서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이 LAD 기능은 보통 사춘기가 되면 우리의 뇌에서 사라져버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언어를 습득하기 가장 좋은 나이는 사춘기가 되기 전이며,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유리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할 점은 무조건 어리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로지 영어 학습만을 생각한다면 유치원 때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우리말을 습득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며 한 가정, 사회의 일원으로서 예절, 문화, 학습 등을 터득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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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큼 중요한 것은 영어에 대한 노출시간이다. 단순히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보내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대한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그 환경 안에서 아이가 영어를 흥미롭게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제일 좋은 방법은 영어학습 외에도 온라인 영어프로그램, 케이블이나 위성 채널의 영어프로그램 등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에는 음성인식기능이 갖춰진 전화영어프로그램, 정보기술(IT)와 접목된 영어학습 프로그램 등 학습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이 개발되고 있다.
결국 영어학습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자주 영어를 의미 있게 반복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의미 있는 반복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생활 속에 영어가 녹아들지 않으면 영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영어소리를 듣고 글의 주제 파악에 신경을 쓰고 그 후 내용파악 그리고 소리 내 따라하며 글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영유아기부터 영어교육 환경을 만들지 못했거나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았더라도 영어를 의미 있게 반복할 수 있게 해준다면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