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터보퀀트, 데이터 용량 1/6 수준으로 축소…이미 상용화 단계
그래도 메모리반도체 미래는 탄탄…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기회

구글 '터보퀀트(Turbo Quant)' 기술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터보퀀트 기술은 AI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 덩어리를 6분의 1 수준으로 압축해 메모리반도체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오는 4월 개최될 ICLR 2026에서 논문 발표를 앞두고 자사 테크 블로그에 먼저 소개했다. 해당 기술 소개 이후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속 삼성전자(179,700원 ▼400 -0.22%), SK하이닉스(922,000원 ▼11,000 -1.18%)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주가가 출렁였다.
그러나 과학기술 연구자들은 27일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보퀀트 기술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더 많은 영역에까지 AI를 적용해 AI 시장이 성장하고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글이 소개한 터보퀀트기술은 쉽게 말해 양자기술을 통해 데이터 손실 없이 메모리를 6배 이상 압축해 AI 연산을 가속화한 것이다. 현재 AI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과 그에 따른 막대한 추론 비용 문제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 AI 모델은 사용자와의 이전 대화를 토대로 맥락을 파악해 추론한다. 대화가 쌓일수록 맥락 데이터도 쌓여 메모리 용량이 더 필요해지고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다.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범용 연산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고비용을 자랑한다. 이에 AI 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 ASIC(주문형반도체) 독자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은 GPU든, ASIC이든 모든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터보퀀트 기술은 폴라퀀트(극좌표양자화)와 QJL(양자화 존슨-린덴스트라우스 변환: 오차 감소) 아키텍처를 합해 AI가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저장해둔 정보를 6분의 1로 줄였다.
구글 논문에 참여한 한인수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해당 기술의 큰 흐름은 논문에 공개돼 있어 사전학습된 AI면 추가 학습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논문이 공개될 4월쯤엔 구글에 이미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논문에 주요 기술 내용이 공개된 만큼 구글 외 다른 AI 업체들 역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AI 연산 속도가 가속화된다고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양을 줄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추론에 쓰이는) 메모리가 줄어 더 어려운 태스크를 한다든지, 남은 메모리를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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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준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화학공학부 교수 역시 "터보퀀트기술은 메모리를 좀 아끼는 정도가 아니라 추론 인프라 경제성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도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의 역설'처럼 좋아진 성능은 전체 메모리 생태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의 역설은 석탄 효율이 올라갈 수록 소비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석탄을 쓸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져 총 소비량이 늘었다는 이론이다.
다만 반도체 업체들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봤다. 권 교수는 "터보퀀트 같은 메모리 압축 기술이 보편화되면 AI 기업들이 메모리 메이커들에 알고리즘 맞춤형 메모리 하드웨어 구현 등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고객이 어떤 모델을 어떤 용도로 쓰는지'까지 고려해서 메모리를 설계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