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장에선 환전 권유… 면세점은 가격 폭등에 '썰렁'
"환전하고 가세요"
인천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은행 직원의 '환전 호객행위'가 한창이다. 짐을 찾아 나오는 고객들에게 바짝 다가가 환전을 권하고 있다. 그만큼 은행권의 달러자금 부족을 실감케 한다.
고객들도 적극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아 거액의 환차익을 챙길 수 있어서다. 1층 입국장에 자리 잡은 외환은행 환전소 직원은 "100달러에서 1000달러 단위 환전이 많았는데 요즘 1만달러 단위로 환전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전한다.
출국장이 있는 3층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환전 금액이 급감했다. 환전소에 들른 한 고객은 울컥 하는 마음에 "IMF도 아니고 며칠 사이에 이렇게 오를 수 있냐"고 애꿎은 은행 직원에게 항변하기도 한다.
11일 국민은행 환전 전광판에 살 때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336원을 가리켰다. 정부 개입으로 그나마 소폭 떨어진 상황이었다.
국민은행 직원은 "환율이 조금 오를 때는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너무 오르다보니 자포자기 하는 마음에 오히려 항의가 줄어든 편"이라고 말한다. 대신 환전 금액이 예전에 비해 2/3 가량 감소했다.
환율 '공황'은 공항 입국장의 짐 보따리도 가볍게 만들었다. 환율이 올라 공항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급감했다. 면세품은 그날그날 환율이 적용되다보니 부가세, 관세 절세효과가 반감돼서다.
런던 히드로공항 면세점에서 K씨는 57파운드에 주류 등을 구입하면서 9파운드를 할인 받았다. 원/파운드 환율이 2400원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9파운드 절세는 '새발의 피'로 느껴진다.
비행기 안에서 면세품 판매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기내에 비치된 면세품 목록 가운데 399달러인 '로얄살루트 38년산'의 경우 원화로 환산 시 44만3000원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53만원을 넘어서 10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93달러의 '발렌타인 21년산'도 10만3500원이란 예시와 달리 12만원 가량으로 올랐다. A항공사 승무원은 "면세품이 많이 팔릴 때는 판매실적이 3만파운드 정도 였는데환율이 오른 이후로 면세품을 찾는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