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아지는 한켠에서 잠들어 있었고, 나는 식탁에 앉아 연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스물한 살 난 아들 샘은 바닥에 다리를 꼬고 앉아 기타를 만지작거리며, 친한 친구 하나가 데이트를 망친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로코 녀석, 참 바보야." 샘이 이야기를 마치자, 나는 다정하게 말했다. 샘이 맞장구쳤다. "그래도 전 걔가 좋아요." 우리는 함께 웃었다.
그러다 아들은 기타 줄을 퉁기던 손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빠는 사실 친구가 별로 없죠?" 결코 상처를 주려는 말은 아니었다. 샘으로서는 충분히 그렇게 보일 법도 했다.
"나도 친구는 있어." 내가 말했다. "자주 만나지 못할 뿐이지. 그래도 여전히 친구라는 건 변함없어. 그걸로 충분해."
샘은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던 것 같다. 그 순간의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지만. 그러고는 나를 배려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아들의 한마디는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내 우정은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내가 말한 것처럼 내 삶에 우정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걸까? 나는 친구들에게서 무엇을 얻고 있었으며, 또 그들에게 무엇을 내어줄 수 있었던 걸까? 나는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차는 이미 식어 있었다.
실제로 남성들은 우정을 이어가는 자연스러운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2021년에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가까운 친구가 전혀 없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은 1990년의 3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크게 늘었고, 현재 자신이 가진 친구의 수에 만족한다고 답한 남성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친구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정서적 지지를 받았다고 응답한 남성은 다섯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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