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대 제언]'대통령에게 바란다'
"지난 1년을 생각하면 할 말도 있지만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모든 것을 던져 최선을 다하고 축배는 4년2개월 뒤 임기를 마친 후로 미루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소감에는 지난 1년의 악전고투가 담겨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이번 경제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묻어난다.
위기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세끼 밥'을 걱정해야 할 신빈곤층이 속출하자 이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타고난 낙관주의자인 이 대통령이 "통상적으로 경험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위기"라고 두려움을 털어놓을 정도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은 이 대통령에게도, 전 국민에게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한 해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분발해야 하지만 대한민국호의 최고경영자(CEO)인 이 대통령이 어떻게 키를 잡느냐에 따라 위기극복이 앞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 도 있다.
전대미문의 비상사태를 맞아 이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보여준 지난 1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솔직하게 어려움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국민에게 위기의 실체를 알려라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국민들에게 현 위기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건설사,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지원 등 다독거리는 말만 나오는데 바람직한 대통령의 리더십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위기가 왔을 때 지도자는 '문제없다'는 현실도피성 발언보다는 국민들이 위기를 직시할 수 있도록 정확한 실상을 공개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에너지 절약, 음식물 쓰레기 절감 등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예를 들어 한해 수입하는 원유, 가스 등 1300억 달러 가운데 10%인 130억 달러를 아껴 부실기업 정리, 신빈곤층 지원에 활용하자는 '에너지 10% 절약 캠페인' 등 국민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대통령이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함께 한다는 신뢰감 줘라 =대통령이 고통분담을 촉구하는 한편으로 국민들에게 정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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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직 고위관료는 "우리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해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호소하면서 이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정부가 함께 할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부가 끝까지 우리를 지켜 줄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어야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절대 빈곤층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철저히 임해 달라"는 지난달 14일 확대경제대책회의에서의 지시는 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속도전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손복조 토러스증권 사장은 "이 대통령이 예산 조기집행 등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고삐를 늦추지 말고 계속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2-3박자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정책집행이 이뤄져야 지난 1년간 잃었던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손 사장은"그동안 정책, 인사 등에서 시간 로스(loss)가 컸던 만큼 너무 재지 않고 빠르게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정책실패보다 실기(失期)가 문제'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일선 현장의 공무원들이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 아니라면 공직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