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티이씨, 증권관련 집단소송 1호 되나

진성티이씨, 증권관련 집단소송 1호 되나

김동하 기자
2009.03.31 17:13

(종합)서울인베스트, '경영진 분식회계…800억 집단소송할 것'

진성티이씨(16,320원 ▲820 +5.29%)소액주주인 서울인베스트가 현경영진을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분식회계에 의한 공시위반'으로 집단소송이 이뤄지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인베스트 '분식회계…800억 집단소송'

서울인베스트는 31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지난해 12월 뒤늦게 175억원의 환손실을 공개한 것은 11월 제출한 3분기 보고서가 명백한 허위공시이자 분식회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였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오는 4월10일 안에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 따라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롤러형 건설중장비 하부주행체 부품인 '씰' 제품 세계1위 업체인 진성티이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통화관련 파생상품계약은 있으나 중요성 원칙에 따라 기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 후인 12월19일 정정공시를 내고 신종 키코상품에 가입해 175억3800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계약기간은 2007년 8월에서 2010년 8월까지 3년이며, 평가손실은 100엔당 1144원으로 산정됐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46억원 흑자에서 54억원 적자로 변경됐다.

서울인베스트는 "진성티이씨의 주가가 반 토막나면서 선량한 투자자의 추정 손실은 800억원대 달한다"며 "집단소송이 억대의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할 때 기관투자자들이 적극 나서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2002년 5월에 생긴 사모펀드 전문회사로 기업가치정상화, 구조조정 등을 주업무로 하는 서울인베스트는 진성티이씨 주주 약 2.5%(약 40만주)를 대표하고 있으며, 추가 지지 의사표시를 전해 온 지분도 약 4%에 달한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도 "진성티이씨, 신뢰잃었다"=

진성티이씨가 뒤늦게 키코 손실을 고백한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특히 진성티이씨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주 고객인 캐터필러와의 공급계약에 악영향을 입을까봐 이렇게 결정했다고 하지만,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당시 채병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부터 회사 측에 환손실 우려에 대해 물었지만 회사 측이 부인해왔다고 밝혔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즉각 보고서를 내고 "기업이미지 훼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6000원으로 반토막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진성티이씨의 사례가 집단소송에 사안에 해당하는지는 법률적으로 판단해야겠지만 고의로 손실을 은폐했던 만큼, 쉽게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공시와 주가와의 상관관계만 입증할 수 있다면 소송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관기관 '소송 중인 사안…법적판단해야'

한편,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은 전례가 없고, 소송중인 사안이라며 입장발표를 꺼리고 있다. 특히 이번 집단소송이 이뤄질 경우에피밸리와 같이 대규모 실적을 정정공시한 기업들 모두 집단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식회계 여부는 감리를 통해 확인하는데 진성티이씨의 경우 소송이 제기된 상태여서 감리 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현재는 고의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인베스트는 지난 2월11일자로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대표이사 윤우석 외 2인을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위반죄로 형사 고발했다. 서울인베스트는 금융감독원에도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입증 책임이 원고 쪽에 있기 때문에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도는 2005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분식회계에 대한 집단소송제는 2007년 1월부터 적용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장법인에 대해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이뤄진 적은 없다"며 "집단소송이 이뤄지면 상장법인의 확인 후 소송내용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집단소송은 중요내용 공시에 해당하므로 30분간 매매거래를 정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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