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집단소송 죽은법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증권집단소송 죽은법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동하 기자
2009.04.15 11:53

[인터뷰]증권집단소송 1호 주인공,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국내 주식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1호 집단소송'의 총대를 멘 회사는 기업구조조정(CRC) 및 사모투자펀드(PEF) 전문회사인 서울인베스트먼트. 첫 '과녁'으로 약 400억원(대주주지분과 자사주 등 50%지분제외)규모의 손해배상에 휘말린 회사는 건설중장비 부품인 '씰' 제품 세계1위 업체인진성티이씨(15,500원 ▼1,260 -7.52%)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52·사진). 기업구조조정 등을 주로 '물밑'에서 지휘하던 그는 언론지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국내 주식시장에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소송제도는 2004년 시행 후 국내에서 거의 사문화되고 있지만, 소액주주보호를 위한 매우 강력한 법입니다. 일종의 법정관리 형태로 진행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겁니다"

박 대표는 먼저 1호 당사자로서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법'이라고 털어놨다. 소송비용과 전문지식 면에서 소액주주나 손실이 난 펀드 가입자 개인이 나서기에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너무 어렵다는 것.

"누구 한 개인이 발 벗고 나서기엔 정말 복잡한 소송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이 같은 일에는 무관심했죠. 5년간 묻혀 있었지만, 누군가가 희생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시행되긴 어려울 겁니다"

박 대표는 장고 끝에 진성티이씨의 소액주주인 서울인베스트가 집단소송의 총대를 멜 적임이라고 판단, 어려운 길을 가기로 했다. 투자회사지만 주로 기업구조조정(CRC), 경영정상화 등을 추진하는 탓에 늘 법률로 씨름해왔고, 설립취지가 윤리와 공익성을 추구하는 '대안투자회사'라는 점도 들어맞았다.

"서울인베스트는 10년간 수많은 로펌들과, 구조조정 등 다양한 법률업무를 실시했던 회사입니다. 꼼꼼히 따져보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죠"

서울인베스트는 수원지방법원에 진성티이씨 회사 뿐 아니라 대주주인 윤우석, 마영진 대표이사를 함께 소송했다.

소송 규모는 진성티이씨와 윤우석, 마영진 대표이사의 지분 약 50%를 제외하고 4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400억원은 14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1350억원의 30%수준이고 지난해 영업이익 126억원의 3.2배다. 박 대표는 회사 현금과 영업가치를 평가한 결과 400억원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소송에 임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특히 이번 집단소송 사례가 불러올 파장이 일파만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000만 가입자가 투자하고 있는 펀드업계의 격변도 예고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액주주의 보호가 취약합니다. 투자기업의 잘못에 대해 펀드 운용사들도 함구하고 있구요. 이번 첫 소송이 투자자를 무시하는 잘못된 경영관행에 제동 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 예로 서울인베스트는 진성티이씨에 투자한 운용사들에 대한 법적인 문제도 거론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성티이씨에 투자한 운용사들의 경우, 성실한 관리자로서 주주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배임'책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XX펀드 피해자 모임'등을 결성하고 있지만, 결국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죠. 앞으로 치열한 법률논쟁이 있겠지만, 집단소송은 펀드투자 피해에 대해서도 준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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