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의 크로스보더 챔피언

삼일회계법인의 크로스보더 챔피언

박준식 기자
2009.08.11 10:24

해외거래 전문가 GCF팀 기황영 상무

이 기사는 08월10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일회계법인 기업금융 자문 조직 내부에는 '글로벌 코퍼릿 파이낸스(GCF)'라는 독자 조직이 있다. 회계법인이지만 국내 리딩 펌이라는 자부심으로 해외 인수합병(M&A) 거래 자문에 특화한 부서를 만들었다.

GCF를 이끄는 리더는 기황영 상무(42). 그는 삼일회계법인이 자랑하는 해외 거래 전문가다. 회사 내부에서도 '크로스보더 챔피온'으로 불린다.

미국 미시간(Michigan)대 경영학 석사 출신의 기 상무는 현지 딜로이트 M&A 관련 팀에서 일하다 지난 1997년 고국으로 돌아왔다. 귀국해 삼일회계에 몸 담은 이후로 기 상무가 성사시킨 M&A 딜만 30여 건에 달한다.

국내에서 일한 초기엔 △한보철강 △현대LCD △대농 등 법정관리 딜을 다뤄 한국적 특성을 익혔다. 이후 △쌍용차 △㈜쌍용 △세풍 △미주제강 △기아특수강 등 워크아웃 딜로 외연을 넓혔다.

최근엔 외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기 상무에게 올 상반기는 더 특별하다. 성사시킨 글로벌 거래들이 모두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올 2월에 마무리한 동아타이어공업의 영국 에이본 인수가 대표적이다. 규모는 164억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국내 중견 기업이 선진국 기업을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 특히 협상을 시작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해 협상이 수차례 지연되기를 반복, 1년 반 만에 거래가 이뤄졌다.

어드바이저 입장에서는 다른 거래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기 상무는 끈질기게 이 딜에 매달렸다. 이런 딜에서 M&A 상설조직이 없는 고객 기업에게 자문사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더구나 타깃인 에이본은 부동산이나 건물 등 유형 자산이 많지 않은 게 문제였다. 인수하려는 목적은 영업권과 첨단 기술 확보에 있었다. 아우디나 폭스바겐 등 일류 고객 군과 충격 흡수 장치에 관한 기술 노하우가인수 목적이었다.

기업 가치 평가를 하기가보통 거래보다 훨씬 까다로웠던 셈이다.

기 상무는 인수자가 중견 기업이라 M&A로 인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선 우선 거래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예 팔 생각이 없다는 매각 측을 상대로 수십 차례의 컨퍼런스 콜을 하고 영국 현지 실사를 세 번이나 다녀오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이후 가격 조정만 네, 다섯 차례를 했다. 현장 실사 이후 발견한 상거래 우발 채무는 계약서 책임 조항에 기록했다. 중요 인력이 퇴사하는 걸막기 위해 노동법을 검토하고 에스크로(Escrow)에 자금을 걸어 위험을 줄였다.

고객 입장을 자기 일처럼 대변한 덕분에 최종 인수 가격은 처음 논의했던 가격의 절반 수준에서 책정됐다. '집념의 승리'라 할 만하다.

기 상무는 하반기에도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선진국에 큰 타격을 주면서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 매물이 시장에 많이 출회됐기 때문. 국내 대기업 중 하나는 이미 기 상무의 팀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의 원천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기 상무는 "기업의 지속기간이 짧아지고 있어 미래 투자를 게을리 하면 곧바로 생존을 위협 받는다"며 "예상했던 가격과 기술수준에 맞는 인수 기업을 찾는 일에 부지런해야 하고 거래에 나선 이후엔 조급함을 버리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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