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공격적' 빌딩투자가 주는 교훈

모건스탠리 '공격적' 빌딩투자가 주는 교훈

박영의 기자
2009.09.15 10:03

[thebell note]

이 기사는 09월14일(09:17)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오피스빌딩 매각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연달아 매수한 양재동 트러스트타워와 서현동 분당스퀘어를 시장에 내놨지만 매각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계열 부동산 투자회사인 MSPK(모건스탠리 프로퍼티즈 코리아)가 두 빌딩 매각에 착수한 시점은 올해 초. 수요조사 단계를 거쳐 지난 6월에는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트러스트타워의 경우 인수 희망자가 없어 LOI 접수 단계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분당스퀘어의 경우 2~3곳의 투자자를 선정해 가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해 실제 매각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분당스퀘어의 경우 매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곳이 없어 증권사까지 나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차이가 커 실제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분당스퀘어 매각가도 당초 모건스탠리의 인수가 3.3㎡당 1200여 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1000만원 선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 입장에서는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손실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금융 위기의 파고를 넘나드는 와중에도 ING타워와 한솔빌딩 매각을 통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린 ING그룹이나 푸르덴셜그룹 등 여타 외국계 투자회사와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모건스탠리가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단순하다.

모건스탠리가 비우량 물건을 너무 비싼 가격에 매수했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펀드운용사 관계자는 "분당스퀘어나 트러스트타워의 경우 로케이션만 고려해도 투자에 적합한 물건이 아니었다"며 "모건스탠리가 지역 시장에 대한 이해와 분석 없이 무모하게 투자해 손실을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07년 모건스탠리가 9600억원이라는 국내 오피스빌딩 사상 최고가로 매수한 대우빌딩도 임차인 모집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모건스탠리의 오피스빌딩 투자 양상이 업계의 논란거리"라고 말했다.

최근 역삼동 ING타워가 고액 자산가에게 4000억원에 팔리는 등 오피스빌딩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실물 자산의 경우 경기가 살아나면 높은 투자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공실률 증가세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일부 개인이나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오피스빌딩 매각가는 턱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ING타워의 경우에도 차입 금리를 따지면 역마진마저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가 높은 매각 차익을 보장하던 시대는 지났다. 수익성에 대한 분석 없이 뛰어든 무분별한 투자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모건스탠리의 교훈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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