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귀하신 몸, 애널리스트가 사는 법

증권가 귀하신 몸, 애널리스트가 사는 법

정영화 기자
2009.11.04 09:26

[머니위크]창간2주년 기획/한국의 머니메이커 ②애널리스트

[편집자주] 금융계의 꽃이자 핵이라 불리는 머니메이커(Moneymaker) 3총사 PB,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한국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미다스의 손들인 이들 3총사가 우리의 투자시계를 맡고 있는 것이 현실. 대중의 선망 받는 인기 직업군에 속하는 이들의 세계.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그들의 진짜 맨 얼굴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겉으로 화려한 만큼 속도 화려할까? 연봉은 정말로 많이 받을까? 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을까? 현장에서 발로 뛰는 스타급 PB,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담아봤다.

증권업계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전문직이면서도 연봉이 높아 대중이 선망하는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내면 그 몇장의 종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돈이 오간다.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연예인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한다.

'화려하다, 진취적이다, 다이나믹하다'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애널리스트. 하지만 화려함 속에는 시간에 쫓기고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어야 하는 전투적이고 피곤한 일상도 있다.

어찌됐든 애널리스트 직업은 대중의 선망이고, 증권업이나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세계가 궁금할 것이다. 애널리스트, 그 화려하고도 치열한 직업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한명의 애널리스트가 탄생하기까지

애널리스트는 '일반 투자자, 고용주, 의뢰인 등을 위해 증권에 관한 독자적인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대가로 보수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주로 증권의 가격변동, 과거의 수익률 추세, 기업의 재무제표 등을 파악하고, 미래에 실현될 수 있는 신기술 등의 사항을 예측해 추정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일을 한다. 기업의 예상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원시켜 적정주가가 얼마인지 산출해내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맨 처음 증권사에 입사해 연구 보조(RA) 역할을 3년가량 거쳐야 한다. 그 다음 코스가 주니어 애널리스트. 이때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리포트를 낼 수 있다. 몰론 RA일 때도 간단한 보고서는 낼 수 있지만 대부분 시니어 및 주니어 애널리스트 이름과 공동으로 리포트가 나가게 된다.

주니어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연차가 어느 정도 되고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된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경력이 5~10년차 정도 된다고 보면 된다. 보통 언론사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상위권은 시니어급이 대부분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액 연봉자나 스타급 애널리스트도 시니어급에서 대부분 나온다.

◆별을 잡아라! 스타 애널리스트 영입전쟁

국내에서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이 대표적으로 유명한 스타급 애널리스트로 꼽힌다. 그 외에도 각 종목마다 언론사들이 '베스트'로 선정한 유명 애널리스트들이 있다.

일단 스타 애널리스트가 되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매년, 혹은 2년마다 한번씩 연봉계약을 하는 이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될 시점이면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다른 증권사로 갈아탈 때 연봉은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 높여 가기도 한다.

이들은 개인 사업가와 비슷하다. 기관 펀드매니저들이 베스트 애널리스트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들의 주변엔 수많은 펀드매니저들이 포섭해있다. 이들이 다른 증권사로 옮겨가게 되면 펀드매니저들도 따라서 옮겨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스타 애널리스트 한명을 놓치게 되면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에 리서치센터장이나 임원급은 스타애널리스트 지키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한 증권사 임원은 "만약 스타 애널리스트를 다른 증권사에 빼앗기게 되면 관계 부서 임원들에게 패널티가 가해지거나, 인센티브 삭감 등의 조치가 취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쟁사의 스타급 애널리스트를 빼오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애널리스트 몸값은 치솟게 된다.

◆애널리스트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여기저기서 호시탐탐 노리는 고액연봉의 스타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언론사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들어간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베스트를 선정하는 기준은 언론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리포트의 신뢰도, 정확성, 마케팅 능력, 그해 얼마나 많은 리포트를 썼는지 등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펀드매니저들이 주로 평가의 주체가 된다.

스타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많은 리포트를 내고, 그 리포트가 앞으로의 주가를 잘 맞춰야 한다. 주가 예측이 잘 맞지 않더라도 논리 전개가 탁월하면 나름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내용의 충실성, 정확성, 논리성 등이 기업 리포트를 평가하는 척도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최근엔 이 못지않게 영업력을 강조하기도 한다. 애널리스트의 업무 중에는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법인 영업팀과 동반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 있다. 이 가운데 기관 펀드매니저들과 친화성, 영업력을 갖추는 것이 하나의 평가 기준이 된다.

특히 거액의 몸값을 받는 스타 애널리스트들은 단순히 리포트만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네트워크 관리능력 및 펀드매니저들과의 친화성, 영업력을 함께 갖춘 사람들인 경우가 대다수다.

◆애널리스트의 빛과 그늘

일반적으로 연봉이 높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경우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반 직장에 비해 높은 몸값을 받는 대신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고 대부분의 시간을 사내에서 보낸다. 개인시간을 내거나 여유로운 삶은 포기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들은 보통 아침 7시 이전에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야근을 한다. 토요일 하루는 쉬지만, 일요일에는 대부분 근무하기 위해 회사를 찾는다. 기업들은 주 5일 근무가 일반화됐지만 애널리스트들에겐 어림없는 일. 회사에서 강요하지 않아도 업무량이나 근무 분위기상 일요일에 근무하는 것이 거의 필수로 돼가고 있다.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일부 정규직을 제외하고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계약직이다. 연봉이 비교적 높은 대신 매년마다 시험대에 올라간다.

연봉계약을 보통 1년 단위로 하게 되는데 만약 평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짐을 싸야 한다는 위기감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시장이 좋지 않을 땐 더욱 그렇다.

애널리스트의 고유 업무인 기업 분석 일을 할 때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스트레스의 한 요인이다. 최근 증권사가 금융그룹에 속해 있는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보니 애널리스트가 소신껏 의견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해가 갈수록 영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애널리스트들이 감내해야 할 스트레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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