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 베팅으로 '마법의 성' 만드는 승부사

감각적 베팅으로 '마법의 성' 만드는 승부사

김부원 기자
2009.11.04 10:45

[머니위크]창간2주년 기획/한국의 머니메이커-김광진 동부자산 투자전략본부장

[편집자주] 금융계의 꽃이자 핵이라 불리는 머니메이커(Moneymaker) 3총사 PB,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한국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미다스의 손들인 이들 3총사가 우리의 투자시계를 맡고 있는 것이 현실. 대중의 선망 받는 인기 직업군에 속하는 이들의 세계.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그들의 진짜 맨 얼굴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겉으로 화려한 만큼 속도 화려할까? 연봉은 정말로 많이 받을까? 이들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을까? 현장에서 발로 뛰는 스타급 PB,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담아봤다.

일반 기업체에서 일하며 예술인으로서도 명성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은 금융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음악인으로서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더 클래식(The Classic)'의 보컬, 그리고 히트곡 작곡가인 그에게선 감수성 풍부한 로맨티스트의 이미지가 강하기 느껴진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분명 음악인인 동시에 20년 가까이 경제연구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금융인이다. 누가 봐도 금융계, 그리고 지금은 펀드업계에서 멋지고 별난 삶을 사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펀드업계 별난 스타 김 본부장을 만나 금융인이자 음악인으로서 마음가짐과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음악인 그리고 금융인 김광진

김 본부장을 인기 가수 반열에 올려놓은 곡은 무엇보다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과 이승환의 '덩크슛' 등이다. 또 한동준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를 작곡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그보다 더 일찍 작곡가로서 실력을 발휘한 곡은 바로 1집 앨범에 수록된 '너를 위로할 수가 없어'다. 김 본부장이 고(故) 유재하를 추모하기 위해 대학시절 만들어 지금의 아내인 여자친구에게 선물했던 것.

당시 이화여대에 다니던 여자친구는 이 곡으로 이대가요제에 참가, 수상의 영광까지 누렸다. 그 곡이 1집 앨범에도 수록된 것이다.

"하지만 1집 앨범은 소위 망했다고 할 수 있죠. 야심차게 발매한 앨범이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고, 저는 모은행의 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일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던 중 '덩크슛'이 히트를 치며 작곡가 김광진의 주가가 크게 치솟았다. 이어 1994년 불멸의 히트곡 '마법의 성'이 발표됐다.

"'마법의 성'이 인기를 얻을 때 제가 한 대형증권사로 회사를 막 옮겼었죠. 큰 기업에서 근무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는데 제가 가수로서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지니 당황스러웠습니다."

'마법의 성'이 TV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던 김 본부장은 방송에 출연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회사에서 김 본부장의 음악활동을 배려해 주었다는 점은 다행이었다. 회사를 홍보하는 데 인기가수 김광진의 역할이 필요하기도 했다.

"산업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했었는데 사실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잠도 부족했고 결혼을 했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책임도 컸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심정이었죠."

그러던 중 1998년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가수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그에겐 금융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일까. 김 본부장은 2002년 동부자산운용에서 다시 금융인의 삶을 열기 시작했다.

◆음악만큼 빛난 '김광진표 펀드'

펀드 애널리스트로 동부자산운용에서 일을 시작한 김 본부장은 현재 리서치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 높은 수익을 올리도록 운용하는 일이 쉽지 않고 상당한 스트레스까지 동반하지만 김 본부장은 현재 회사와 일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일단 회사 업무 시스템이 만족스럽습니다. 여러명의 매니저와 애널리스트가 공동으로 하나의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 시스템이 효율성을 높이는 것 같아요. 좋은 시스템에서 일하다보니 저의 업무성과 역시 높일 수 있고요."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내비쳤다. "직원들이 경직된 분위기에서 경쟁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격려하면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을 다른 금융회사보다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김 본부장이 언급한 회사의 이런 강점 덕분일까. 2005년 출시된 '더 클래식펀드'는 운용사 기준 3년 수익률 1등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성과 면에서 다른 어떤 펀드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다.

"더 클래식펀드는 한사람에 의존하는 펀드가 아니라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분담해서 공동 운용한다는 점이 특징이죠. 3년 동안 월별로 한 펀드가 시장을 이길 확률은 평균 50%가 안 됩니다. 운용사가 시장을 이길 확률이 절반이 안 된다는 의미죠. 60% 넘은 회사도 4곳에 불과하지만 우리 회사는 70% 넘어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06년 출시된 펀드 '더 클래식 진주찾기' 역시 높은 장기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 가을 또 하나의 '김광진표 펀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 10월 중순 '동부 바이오 헬스케어펀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바이오 헬스케어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외국은 헬스케어산업의 비중이 상당히 크고, 선진국일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출도 많죠. 우리나라 역시 경제 성장과 함께 건강을 위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일단 국내투자로 시작해 점차 해외투자까지 확장할 것입니다."

현재 김 본부장의 일상은 회사와 펀드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도 여전하다. 지난해에는 6년 만에 신곡 3곡을 포함한 베스트형식의 앨범도 발매했고, 매년 2~3번의 공연도 하고 있다. 스포츠 관람을 좋아하는 김 본부장은 언젠가 스포츠와 관련한 일을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끝으로 음악인이 아닌 금융인으로서 투자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적립식펀드는 대세상승기보다 하락기에 하면 좋다고 봅니다. 대세하락기에 펀드를 시작한다면 분명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또 무엇보다 시장대비 꾸준히 성과를 올리는 펀드를 선별하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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