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유리(54,500원 ▼6,000 -9.92%)의 글라스락이 락앤락을 상대로 제기한 비교 광고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인 글라스락이 패소했다.
글라스락은 경쟁 업체인 락앤락이 '내열유리를 소재로 사용하는 락앤락 제품이 강화유리가 주 원료인 글라스락 보다 더 안전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하자 '비교 광고'라며 반발, 락앤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광고 내용은 강화유리의 폭발과 비산 위험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글라스락 제품은 강화유리를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글라스락 제품을 열등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삼광유리의 소송 이유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법원 민사 14부는 지난달 28일 글라스락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피소를 당한 락앤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광고에서 강화유리와 내열유리의 특성으로 기재된 사항들은 학계에서 발표된 여러 논문에서 강화유리와 내열유리가 일반유리와 비교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성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는 사항들"이라면서 "실제로 원고의 제품을 비롯한 강화유리 제품이 갑자기 깨지면서 파편이 멀리 튀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사례가 다수 발생한 반면, 피고의 제품을 비롯한 내열유리 제품에서는 이와 같은 정도의 파손 현상이 발생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광고에서 강화유리의 특성으로 ‘자폭’, ‘비산이 심함’, ‘폭발 위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의하여 사용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희비가 엇갈린 두 업체는 플라스틱 안정성 공방을 발단으로 본의 아니게 경쟁 관계에 놓인 사연이 있어 이번 판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승소한 락앤락은 원래 플라스틱 밀폐 용기를 제작하는 이 분야 1위 업체로 승승장구했지만 몇 해 전 한 방송사가 플라스틱 용기 제품이 환경 호르몬을 배출할 수 있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송해 한동안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회사측은 미국 FDA로부터 안정성을 검증받은 'PC(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해 환경호르몬 우려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 논란으로 유리 용기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됐고 삼광유리의 글라스락이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게 됐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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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유리 용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삼광유리는 유리 용기 시장 점유율 60%를 넘기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타격을 입은 락앤락은 강화유리 보다 가격이 비싸고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내열유리 용기로 삼광유리에 맞불 작전을 펼쳤다. 내열유리 제품은 강화유리에 비해 가격이 1.4~1.5배 정도 비싸지만 열에 강해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재라는 점도 마케팅에 활용했다.
강화유리와 내열유리는 각자 장단점이 있는 소재로, 강화 유리의 경우 충격에 강하지만 열에 약하고 내열유리는 충격에 약하지만 열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내열유리는 원가가 강화유리에 비해 2배 정도이고 오븐을 많이 이용하는 선진국에서는 주로 내열 유리 용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는 최근 강화유리로 만든 냄비 뚜껑이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광유리는 이번 소송 결과에 대해 항소 등 대응책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