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제는 인재 부르고 지키는 '당근'

퇴직연금제는 인재 부르고 지키는 '당근'

박광서 타워스 페린 사장
2009.12.01 11:07

[머니위크]인재 모시기

제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팔릴 물건은 팔린다. 고품질에 디자인도 뛰어난 명품은 극심한 불경기에도 품귀 현상을 빚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이와 동일한 현상은 고용시장에서도 발견된다. 최악의 구직난 속에서도 자타 공인 ‘명품 인재’는 사방에서 모셔가려고 성화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재들을 우리 회사로 유인하고 유치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연봉, 복리후생, 교육 기회 등 누구나 한번쯤 입사 전에 꼼꼼히 분석해 보게 조건들을 한데 묶은 개념을 HR(Human Resource)업계에서는 ‘임직원 보상패키지’라고 부른다. 이러한 보상패키지에서 요즘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최근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제도는 인재를 찾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영역이다. 퇴직연금 제도는 새로운 인재의 유치뿐만 아니라 기존 인재들의 장기근속까지 이끌어 내는 효과적인 ‘열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도 안정되고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하는 요즘 인재들은 기업 선택 시 퇴직 이후 소득 문제도 미리미리 챙긴다. 기존의 퇴직금제도만으로는 노후를 보장 받기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퇴직금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퇴직금은 개인들이 관리하기에 버거운 규모로 일시 지급되기 때문에 한순간의 투자 실수로 수십년 간 고생해 적립한 거금을 순식간에 날릴 위험성도 높다.

이에 반해 퇴직연금은 연금 재원의 상당 비중을 회사 외부의 금융회사 등에 적립하게 된다.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의 경우 퇴직연금 재원의 60%,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경우 100%를 외부에 맡기도록 돼있다. 또한 일시금뿐만 아니라 연금 형태로도 받아볼 수 있어 직원들의 안정된 노후 설계를 돕는 안전망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처럼 여러 장점을 지닌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도입 계획 자체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타워스 페린에서 지난 9월 발표한 ‘퇴직연금제도 도입 관련 기업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약 85%의 기업들이 기존 퇴직보험 및 퇴직신탁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이 소멸되는 시점인 2010년 이전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24%에 달했다.

이처럼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지체되는 것은 제도 전환 시 감수해야 할 ‘혼란’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낯섦과 부담감이 제도 도입 논의 자체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글로벌기업들은 이미 퇴직연금제도 도입 노하우를 축적한 해외 본사에게서 팁을 전수받아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유인하는 가치 있는 툴로서 퇴직연금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우수 임직원의 유치 및 기업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하여 최적화시킨 보상패키지에서 퇴직연금제도는 하나의 중요 축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신속 대처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임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퇴직연금제도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 중인 우리 사회의 실정에 적합한 제도이며 기업과 임직원 양측의 윈-윈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라는 컨센서스를 임직원들 사이에서 이끌어 낸 뒤에라야 진정한 의미의 퇴직연금제도 확립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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