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달라진 문법, 정책실장의 SNS 소통]①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와 주요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수시로 올려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배경 설명과 뒷얘기는 물론 방향성을 예고하는 '대국민 정책 소통'이 김 실장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관가와 경제계에선 "이 대통령의 고민과 정책 메시지의 의미를 알려면 김 실장의 페북 글을 참고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공개 메시지를 가급적 삼가고 정책 현안을 물밑 조율하는 데 집중했던 역대 정책실장과는 확연히 다른 문법과 스타일이다.
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첫 정책실장으로 지난 6월 임명된 김 실장은 약 4개월 만인 같은 해 10월 첫 인사 글을 페북에 올린 이후 지난 1일까지 약 5개월 간 모두 21건의 글을 게시했다. 정책실장으로 공직에 복귀한 이후 SNS 활동을 사실상 멈췄다가 다시 활동을 본격 재개한 것이다.
김 실장은 공직에 있을 때부터 SNS 활동을 활발히 하는 '헤비페부커'(페북 애용자)로 유명했다. 관료 생활을 마치고 민간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Hashed) 산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HOR) 대표 시절에도 페북을 소통 창구로 애용했다. 세계은행(World Bank) 선임 이코노미스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국제·거시·미시 경제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고위 관료 출신답게 페북 게시글의 주제는 전방위적이다.
김 실장이 페북 소통을 부쩍 늘린 시점은 이 대통령의 'X'(엑스·옛 트위터) 폭풍 트윗이 시작된 때와 맞물린다. 올초부터 이재명 정부의 최대 경제개혁 과제인 부동산 시장 정상화와 자본시장 개혁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이자 구조적 변인인 인공지능(AI)과 에너지 관련 글 등을 잇따라 올렸다.
한국경제 체질 전환의 핵심인 청년과 창업정책 관련 글 등도 페이스북에 망라돼 있다. 오랜 관료 생활로 쌓은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에 민간 영역에서 쌓은 경험을 버무린 긴 호흡의 글이 대부분이다. 현상과 구조 진단은 물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완결 형태의 짜임새 있는 글이 상당수다.
김 실장의 SNS 소통은 학자와 관료 출신이 주를 이룬 전임 정부의 역대 정책실장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주요 국정 과제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각 부처의 현안을 조율하는 컨트럴타워이자 지휘자 역할을 한다. 통일·외교·안보 외에 경제·사회·교육 등 모든 분야의 정책 수립과 조정을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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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일선 부처의 공직자들은 물론 민간 기업과 시장에서도 정책 사령탑의 생각을 궁금해 하고 입을 주시한다. 하지만 막중한 역할과 책임때문에 역대 정책실장들은 주요 정책을 조정하는 막후 지휘자 역할에 주력했다.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메시지로 정부 정책을 소상히 설명하는 건 건 김 실장이 사실상 처음이다.
김 실장의 대국민 공개 소통은 누구보다 SNS를 즐겨 쓰는 이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이 대통령은 평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국무위원들에게 적극적인 정책 홍보를 독려한다. 김 실장도 금융위 부위원장이던 2018년 페북에 "정책을 맡고 있는 사람은 무조건 많이 들어야 한다. 누구나 정부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며 "정부는 어떤 의견도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한다"고 썼다.
정책을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관가와 정부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는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들린다. 대통령과 정책실장의 SNS 소통이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정책 대상자인 국민과 기업의 수용력과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10.21.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0406573378676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