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다. 2009년도에 세계 금융위기라는 큰 파도를 맞아,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침체 속에서도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지난 3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하는 등 우리 경제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IT산업의 역할이 컸다는 점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이는 IT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성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정부가 현재의 IT경쟁력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선진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IT 코리아 미래전략'을 수립한 것이나, '신성장 동력' 발굴을 2009년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것 등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2009년은 '녹색'과 '융합'이라는 단어가 크게 주목받은 한 해이기도 하였다.
범정부적으로는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선포하고 5개년 계획을 발 빠르게 수립해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산업트렌드를 주도하는 성과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방송통신 분야의 녹색성장 전략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방송통신은 지식정보사회에서의 기본적인 인프라로서, 에너지 절약형 인프라 기반 구축을 통해 전 산업분야의 녹색성장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이 마련되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21세기로 진입하면서 단일기술로 승부하는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여 진다. 학문, 기술, 업종간의 융합, IT와 전통산업과의 융합 등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 융합은 다른 산업 및 업종 간 융합을 촉진하는 촉매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표적 융합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융합서비스를 대표하는 IPTV가 본격 출범해 1년여 만에 약160만 실시간방송 가입자를 확보(12월15일 기준)하였다. IPTV를 통해 원격진료는 물론 원격교육, 교통정보, 영상면회, 전자민원 등도 집에서 가능하게 되었고,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는 등 융합서비스 기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방송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도 구체화됐다. 방송콘텐츠의 제작, 유통, 활용 등 일체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방송콘텐츠 지원센터' 건립 추진이나 '방송콘텐츠 투자조합' 활성화 등 산업기반 조성과 콘텐츠 시장구조 개선 추진 등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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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콘텐츠산업은 세계시장 규모면에서 반도체나 가전산업 보다 큰 3900억 달러 규모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미래의 보고(寶庫)가 될 수 있는 영역이다. 반도체나 가전산업 분야에서 우리가 일군 신화에 비추어 볼 때,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월트 디즈니, 타임워너, 뉴스코퍼레이션 같은 세계적 미디어 기업을 우리라고 갖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방송통신융합 분야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융합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법률과 제도 정비 부분에서는 다소 미진했다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 방송통신융합 산업의 발전을 포괄적으로 규율하게 될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정 등은 제 자리를 맴돌고 말았다.
산업 현장은 융합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인터넷, 신문, 방송, 통신 등은 영역 구분이 없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융, 복합이 이루어지면서 자기영역이라는 기득권 논리가 통용되지 않은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융합 환경 하에서는 산업간 칸막이를 없애 사업 운영의 자율성을 제고 하고 공정한 경쟁의 틀을 정비함으로써 산업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10년에는 미진했던 문제들이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해본다.
2009년도는 비록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IT산업의 저력을 확인하며 녹색성장과 융합산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는 것, 그것이 우리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2010년에도 우리의 꿈이 거침없이 질주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