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20억→11억, 23건·422억 유증, 대표이사 17차례 변경
작전·적자·자본잠식 등 악재 속에서도 '4전5기'로 버티던신지소프트가 결국 증시에서 퇴출됐다. 5년여전 '무선인터넷'이라는 첨단 신사업을 들고 증시에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정작 무선인터넷의 전성기를 맞아 퇴출되는 비운을 맛보게 됐다.
지난 2004년 10월 29일. 신지소프트는 국내 제1의 무선인터넷 기술회사를 앞세우며 상장, 2005년 2월 시가총액이 1020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5년만에 100분의 1토막 나면서 결국 11억원의 초라한 규모로 18일부터 정리매매를 맞게 됐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총 23건의 유상증자로 422억6000만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흡수했지만, 작전에 연루되는 등 성과 없이 적자에 허덕였다. 더욱이 3차례 최대주주변경, 17차례 대표이사 변경 등 끝없는 '손 바뀜'속에서도 살아남으며 '억새'같은 생명력을 보여줬지만, 64개월만에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무선인터넷 '깃발'…너무 빨랐나
신지소프트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음성 서비스에서 데이터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는 세계통신시장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일찌감치 뛰어들었고, 세계시장에서 순수 독자적인 무선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상장 전인 2003년 5월 국내에서 신지소프트의 솔루션이 탑재된 단말기 수는 1260만대로 전체 이동통신 단말기의 38%를 차지했고, 무선인터넷 시장 진출가능성은 높았다. 그러나 너무 빨랐다. 상장 후 일부 게임콘텐츠, 단말기 솔루션 등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2009년 하반기. IT의 새로운 혁명으로 불리는 스마트폰, 전자책, 태블릿PC, 넷북 등이 모두 무선인터넷 기술을 핵심으로 하면서 무선인터넷의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신지소프트는 단 한 차례도 테마에 올라타지 못했다.
지난 2006년 5억원의 영업이익, 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마지막으로 적자행진이 시작됐다. 2007년에는 이미 퇴출된 '희대의 작전주' UC아이콜스에 180억원에 매각되면서 비운은 시작됐다. UC아이콜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2007년 신지소프트의 영업적자는 14억원이었지만, 순이익은 무려 451억원의 적자를 입었다. 2008년에도 영업적자 40억, 순익적자는 146억원에 달했다.
◇막 내린 '코스닥 4전5기' 생존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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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소프트의 생명력은 '억새'처럼 끈질겼다. 2007년말 신지소프트의 자본잠식률이 1000%가 넘었고 퇴출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불과 3개월동안 자본금의 700%넘는 유상증자 등 다섯차례의 유상증자로 자본잠식률을 40%대로 낮추는데 성공했고 극적으로 퇴출을 모면했다. 당시 신지소프트의 부채총계는 316억원으로 자산총계 119억원보다 196억원이 더 많았다.
신지소프트는 지난해 3월에도 마찬가지로 자본전액잠식,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매출액 30억원 미달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대상이 됐지만 10억원의 유상증자 등으로 극적으로 퇴출을 모면했다.
올해도 신지소프트의 '상폐탈출'노력은 계속됐다. 방법은 3년 연속 긴급 유상증자, 유상증자만 성공하면 자본금과 시가총액이 한꺼번에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먼저 발목을 잡은 건 '시가총액 40억 미달'이었다.
코스닥 시장 규정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90일 동안 시가총액 40억원 미만인 상태가 10일 이상 계속되거나 시가총액 40억원 미만인 일수가 30일 이상이면 상장이 폐지된다.
한때 최대주주까지 올라섰던 2대주주 홍승재씨는 2년 여간의 투자 끝에 큰 손해를 보고 지난달 주식을 몽땅 장내매도했다. 그나마 시가총액이 3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시점을 활용, 물량을 정리했다.
2대주주가 떠난 뒤에도 3일 연속 상한가 등으로 상폐탈출을 위한 몸부림은 계속됐다. 그러나 3자배정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던 투자자들이 증자를 거부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5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지난 16일 장 마감 후 코스닥시장본부는 신지소프트의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규정상 90일 동안 관찰하지만, 시가총액 40억원 미만 일수가 이미 61일이 돼 남은 기간의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신지소프트의 '코스닥 4전5기'의 생존신화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신지소프트는 18일부터 26일까지 가격제한폭 없는 경쟁매매를 통해 정리매매를 실시한 뒤 27일 최종 상장 폐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