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리먼 이전 수준 회복ㆍ유가는 87달러 돌파…랠리 지속될 지는 회의적
미국을 비롯한 각국 경제지표가 잇달아 호조를 보이며 원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 올랐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유가는 장중 87.09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 10월9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 당 86.83달러에 플로어 거래를 마쳤다.
최근의 상품 강세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 회복 추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의 제조업 경기가 일제히 확장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이번 주 발표된 서비스업, 주택지표도 일제히 개선 신호를 드러냈다.
컨플루언스 투자운용의 빌 오그래디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유가 상승의 뒤에는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있다"며 "중국의 수요도 좋고, 여러 가지 조건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선 등의 재료로 사용돼 통상 경기회복 속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구리도 '리먼 붕괴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보다 2배 가까이 급등한 구리 값은 런던상품거래소(LME)에서 장 중 톤 당 8010달러까지 상승, 2008년 7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8000달러를 웃돌았다. 마감 가는 7990달러.
업계는 지난해 경제 위기 여파로 역대 최저 수준의 재고만을 보유했었던 선진국이 구리 재고 확충에 나서며 구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줄리안 개런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이미 급격하게 재고 확충을 시작했다고 본다"며 "재고 확충으로 오는 7월까지 25~50%의 추가 수요가 생길 것"이라 예상했다.
구리를 필두로 다른 기초금속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은 전년대비 71.5% 오른 상태. LME에서 3월물 알루미늄은 전일대비 0.55% 오른 톤 당 236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납 3개월 물도 4.07% 상승한 2300달러를 기록했으며, 아연 3개월 물도 1.87% 상승한 24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며 철광석 현물가도 올랐다. 지난해 170% 오른 철광석 현물 값은 이날 톤 당 160.5달러로 치솟으며 18개월 고점을 기록했다.
광산업체와 제철사의 분기 협상으로 결정되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주원료 페로크롬 가격도 이번 분기 35% 오른 파운드 당 1.36 달러로 상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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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의 원자재 강세가 실수요보다는 긍정적 경제전망에 따른 투자 수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기 조정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잉시 위 바클레이즈 캐피탈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매수 흐름은 강력한 경제지표 발표 등으로 인한 것"이라 진단했다.
알렉 히스 RBC 캐피탈 마켓의 기초금속 대표 역시 "구리 가격이 지금수준으로 유지될 만큼 경제 회복 속도가 뒷받침 되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구리 가격은 아직 조정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커먼웰스 은행의 원자재 투자전략가 데이비드 무어는 "경제 펀더멘털이 현재의 유가 수준을 유지시켜줄 수 있을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유가가 어느 시점에 다시 뒷걸음질 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