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엔 공정가치 없다? GIPS 사각지대

부동산펀드엔 공정가치 없다? GIPS 사각지대

임정수 기자
2010.07.30 17:07

[Market Watch]운용사들, GIPS 적용에서 부동산펀드 제외

더벨|이 기사는 07월26일(08:30)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내년부터 국제투자성과기준(GIPS)상 펀드 평가에 대한 기본원칙이 시장가격에서 공정가치로 전환되지만 부동산펀드의 경우 GIPS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인프라 부족이나 비용 등을 이유로 부동산펀드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서다.

국내 자산 운용사들은 새로운 공정가치 평가 기준 GIPS를 도입하더라도 부동산펀드를 GIPS 적용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부동산펀드의 운용 성과를 제대로 비교할 수 없을 전망이다.

◇ GIPS 개정판, '공정가격 평가'가 기본 원칙

2011년부터 국내 자산운용사에 적용되는 GIPS 개정판은 펀드 평가에 대해 공정가 치 평가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최근 3년 동안의 펀드 수익률과 벤치마크(BM) 수익률 간의 표준편차를 명시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국내 GIPS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투자협회는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GIPS개정판 번역서(TG)를 내년부터 GIPS를 도입한 운용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GIPS를 도입한 자산운용사는 33개사로 전체 운용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메리츠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등이 추가로 GIPS를 도입해 현재 36개사가 GIPS를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GIPS를 도입한 운용사는 내년부터 공정가치로 평가한 펀드의 성과와 위험을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GIPS란 미국 공인재무분석사(CFA) 협회가 제정한 운용성과에 대한 국제적인 공시표준이다. 운용사들이 일부 성과가 좋은 펀드나 특정 기간의 수익률만을 부각시키는 '체리피킹'을 막기 위해 운용성과의 평가방법을 표준화해, 투자자들이 운용사별 운용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운용사들, 부동산펀드 공정가평가 대상에서 제외

운용사들은 GIPS를 도입하고 있더라도 부동산펀드를 공정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평가 인프라가 부족해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의 경우 시장가격 또는 평가사 가격을 공정가치로 활용할 수 있지만, 부동산펀드는 감정평가사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운용사 입장에서는 평가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운용사는 부동산펀드를 설정할 때 취득가격으로 평가한다. 자본시장법에 설정 후 1년이 지나면 공정가치 평가를 받도록 돼 있어, 운용사들은 펀드 설정 후 1년이 지나면 공정가치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이후 운용사들은 공정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취득가격에 발생이자와 임대료 등을 더하는 방법으로 부동산펀드를 평가하고 있다. 설정1년 이후로는 사실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김길용 우리자산운용 리스크관리팀장은 "국내 부동산펀드의 상당수가 부동산PF 대출을 펀드 상품으로 만든 PF형이어서 현재의 평가 방식이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실물 부동산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증가할 경우 평가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부동산펀드 GIPS적용 요원··투자자 '혼란' 지속

전문가들은 부동산펀드에 대한 평가 방식이 현행대로 계속되면 부동산펀드에 대한 GIPS 적용은 무기한 연기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부동산펀드의 운용사별 성과를 제대로 비교해 볼 수 없다.

신중철 제로인 전무는 "GIPS 개정판 적용은 과거 5년동안 성과를 토대로 이뤄진다"면서"국내 부동산펀드의 경우 지금부터 공정가 평가를 시작 하더라도 향후 5년간 GIPS 적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이 부동산펀드에 대해 과거 5년 동안 공정가평가를 안 해 왔기 때문에 GIPS 개정판이 적용되더라도 부동산펀드는 자연스럽게 GIPS 적용에서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부담 없이 부동산펀드에 대해 수시로 공정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평가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면서 "운용사 입장에서 평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 펀드 운용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운용사관계자는 "시장 관행을 바로 잡아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계속되면 운용사들이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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