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 국제화에 '방호벽'치는 선진통화

위안 국제화에 '방호벽'치는 선진통화

안정준 기자
2010.08.31 07:22

[글로벌 인사이트] 기득권 유지…유로·엔 안정화 작업도 진행중

'팍스달러리움(Pax Dollarium:달러중심의 경제질서) 시대'의 종언인가. 금융위기로 흔들리는 달러화의 단일 기축통화 지위와 그 틈을 비집고 전개되는 중국 위안화의 거센 도전을 바라보며 나오는 예단이다. 결론부터 말해 아직은 아니다. 위안화를 비롯한 기축통화의 다극화는 일부 진척되겠지만 미 달러화의 위세는 한동안 끄떡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달러 패러독스.. 여전한 '슈퍼파워' 미국=최근 1개월간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 상승했다. 또 명암을 달리해야 할 미 국채도 상종가이다. 이 기간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올해 어느 때 보다도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독한 이율배반이다.

↑8월 6~30일 달러 인덱스 추이
↑8월 6~30일 달러 인덱스 추이

미 달러, 국채 모두 안전자산이라는 것은 글로벌 경제 동반 침체 가능성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라스트 리조트(최후의 도피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

2차세계 대전이후 존속되어온 달러 중심의 기존 경제 질서를 유지를 바라는 기득권인 선진국들의 달러 옹호도 이를 뒷받침한다.

◇달러체제 G7 공조…'성장통화' 가능성 높여=현재의 통화질서 유지를 바라는 선진시장은 달러 방호벽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은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회의에서 강달러가 필수적이라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특히 일본은 미 국채를 꾸준히 사들이며 미 경제와 달러 펀더멘털을 공고히 하고있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규모는 전월보다 169억달러(2.5%) 증가했으며 8월 둘째주에는 대부분이 미 채권으로 추정되는 해외 채권 매입이 주간 기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중국이 6월까지 미 국채 보유량을 2개월 연속 줄인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일각에서는 선진시장의 공조에 힘입어 달러화가 다음 10년간 주식· 원자재 시장과 동조화되며 경제 성장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성장 통화(Growth Currency)'로 오히려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UBS의 만수르 모히-우딘 외환 투자전략 책임자는 최근 '2010~2020년 FX 메가 트렌드:달러 체제의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달러가 뉴욕 증시 강세로 절상됐던 1980년대 초반과 1990년대 후반의 패턴을 다시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엔 안정화 작업도 진행…"기축통화 체제 받든다"=달러 방호벽 구축과 함께 한편에서는 유럽과 일본 등 기축통화 체제 연합국들의 자국 통화 안정화작업도 진행중이다.

한때 유로시스템 붕괴설까지 거론된 유럽은 기축통화 패권 수성작업의 기지를 스위스로 옮기는 양상이다. 유로 보유세력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급격한 통화절하를 피해 스위스프랑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유로 대비 스위스프랑 가치가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로화의 스위스프랑으로 '피신'이 두드러진 이유는 스위스의 상대적으로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 외에도 스위스가 같은 선진시장에 포함돼 있으면서 중국처럼 기존 패권을 위협할 만한 여지가 작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스위스프랑 강세는 더블딥 위기에 직면한 유로화의 '보험'격인 셈이다.

미국도 유로화 시스템 사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상태다. 미 연준은 유럽 채무위기가 심화된 지난 5월 금융위기 기간 시행한 달러 스왑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는 방법으로 달러를 필요로 하는 유럽 은행들을 지원했다.

한편 오히려 과도한 엔고가 걱정인 일본은 선진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에 준하는 행동을 통해 통화 변동성을 줄일 예정이다.

27일 간 나오토 총리가 "엔화 강세를 저지할 '대담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데 이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0일 긴급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은행대출 한도를 현행 20조엔에서 3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시중에 엔화를 많이 풀어 최근의 엔고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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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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