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대 가고 랩 시대 오나

펀드시대 가고 랩 시대 오나

김영수 기자
2010.09.06 07:19

[랩어카운트 열풍]①국내주식형·해외·적립식펀드 전천후 환매, 랩어카운트 3배 급증

더벨|이 기사는 08월25일(15:3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자산관리시장에서 투자자금의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말부터 주식형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환매해 투자예치한도가 낮아진 '자문형 랩 어카운트'에 몰리고 있다.

펀드업계는 심상치 않은 펀드런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랩 어카운트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박'을 노리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나와 투자자문사를 설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인력의 대이동도 간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보험사 FP들도 랩 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 열풍까지 불면서 랩 어카운트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랩 어카운트 시장에 과열현상이 빚어지면서 '제2의 인사이트펀드' 사태가 터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품 판매과정에서 자문형 랩 어카운트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런 지속 '펀드산업 최대 위기'

최근 펀드 환매가 심상치 않다. 2008년 6월 주식형펀드의 투자금액이 정점(국내 주식형펀드 81조원, 해외 주식형펀드 60조 원, 적립식펀드 1,568만 계좌)에 이른 이후 올 6월 말 현재 적립식펀드는 1000만 계좌, 국내 주식형펀드 69조 원, 해외 주식형펀드는 46조 원으로 하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한 해는 펀드산업의 최대위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 주가지수·적립식계좌·펀드설정액·랩어카운트 잔액 추이 ]

자료: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김철배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보는 "펀드환매는 지수가 1800선에 근접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해외펀드의 경우 비과세 일몰까지 겹치면서 매일 300억~400억 원씩 환매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해외펀드의 경우 연말까지 20조 원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적립식펀드 계좌의 경우에도 " 현재(8월 초) 1000만 계좌 아래로 추락했으며 연말까지 400~500만 계좌가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펀드 산업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23일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유출규모는 각각 10조4240억 원, 5조2540억 원 이다. 대부분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이르렀을 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2007년 펀드투자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유입된 자금으로 추정된다.

[ 펀드 유형별 자금유출입 동향 ](단위 : 십억원)

자료 : 금융투자협회, 2010.8.23 기준 / 기타: 부동산 실물, 특별자산

랩 어카운트 '자금쏠림 현상' 가속

김철배 본부장보가 최근 펀드환매의 주범으로 꼽을 정도로 랩 어카운트 투자잔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7년말 9조 원이었던 잔액은 올 7월말 현재 28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5개월간 7조 원이 늘 만큼 랩 어카운트에 대한 '자금쏠림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5월말 현재 20개 증권사가 27조 6249억 원을 랩 어카운트를 통해 투자일임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중 자문형 랩은 1조3640억 원으로 2009년 3월 말(284억 원) 대비 50배 가까이 늘어난 1조3356억 원 증가했다. 최근들어 영업점에서 투자운용인력(FP, Financial Planner)이 일임계약을 통하여 고객별 비정형 맞춤형 랩어카운트를 유치, 운용하는 PB 영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지점운용 투자잔액도 2009년 3월 말 4802억원에서 1조602억 원으로 늘었다.

하나금융연구소 주윤신 연구원은 "금융위기에 따른 펀드 수익률 악화로 펀드에 실망한 고객들이 주가 반등에 따른 원금회복과 함께 대거 주식형펀드 환매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랩 어카운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 연구원은 이어 "랩 어카운트로의 자금 이동은 현재 증시가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 붙였다.

[ 랩 어카운트 상품별 판매 추이 ](단위 : 억원, %)

자료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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