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머니스타, 주식· 금· 랩어카운트

2010 머니스타, 주식· 금· 랩어카운트

배현정 기자
2010.12.21 10:11

[머니위크 커버]2010 머니스타K / 재테크 킹

"빈자(貧者)는 지난 역사에서 이미 겪었던 실패를 되풀이하는 사람들이다. 현자(賢者)는 지난 실패를 잊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부자(富者)는 미래를 준비한 현자들 중에서 나온다."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전문가들이 집필한 <부자공책>에 나오는 말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똑같은 위기의 상황을 겪으면서도 지혜롭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 아니 위기를 기회로 되살릴 수 있는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부자로 가는 길이라고 설파한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의 마지막 시점에서 재테크시장을 돌아보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출구전략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갑론을박에, 더블딥(double dip) 우려까지 뒤섞여 방향을 쉽게 가늠할 수 없던 지난 1년이 남긴 교훈은 무엇일까.

은행ㆍ증권ㆍ부동산ㆍ창업 등 각 분야별 재테크 챔피언을 뽑고 인기 요인도 되짚어봤다. 이를 바탕으로 자산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되는 2011년을 위한 효율적인 재테크 전략을 세워보자.

◆ '주식·금' 우등생, '예금·부동산' 낙제생

'홀수해↑' '짝수해↓' 짝수해에 고전한다는 증시 징크스는 2010년엔 빗겨갔다.

1월4일 1681.71로 2010년의 장을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9월 1800선을 회복, 10월 1900선을 돌파했다. 그리고 마지막 달인 12월 드디어 '2000시대'의 부활을 알렸다.

이러한 '주식'을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올해의 '재테크 킹'(king)으로 꼽았다. 공 팀장은 "올 한해 끊이지 않던 추락 예고(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중에 넘쳐나는 돈(유동성)의 힘이 예상을 깨고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금(金)의 질주도 눈부셨다. 지난해 12월 온스당 1200달러를 돌파하며 '골드러시'를 불러온 금의 질주는 2010년에도 멈추지 않았다.

대신증권이 금과 주식, 부동산, 채권, 정기예금 등 주요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을 지난 11월8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한 결과 재테크 챔피언은 금(20.47%)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간접투자인 국내주식펀드 평균수익률은 14.01%로 2위, 코스피200과 연동하는 대표적인 직접투자 상품 상장지수펀드(ETF)는 13.75%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채권지수 수익률은 6.11%를 기록, 4위를 차지했다.

반면 재테크 낙제생은 정기예금과 부동산. 각각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침체의 영향으로 2.50%와 1.12% 상승에 그쳐 물가상승률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0 신예 슈퍼스타 '랩어카운트'

2010년 주식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지만, 주식형상품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년간 주식형펀드에서는 줄기차게 자금이 빠져가는 '펀드의 굴욕' 양상이 뚜렷했다.

대신 2010년 혜성처럼 떠오른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시중 자금의 '블랙홀'이 돼 떠도는 시중자금을 빨아들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랩어카운트 투자금액은 32조3280억원. 연말까지는 40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활약으로 랩어카운트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하는 '올해 히트상품' 중 서비스 및 기타 분야 TOP 10에 슈퍼스타K, 소셜미디어 등과 함께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하락장에서도 60%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기존 펀드의 틀에 박힌 운용방식에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맞춤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고 말했다.

랩어카운트는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가 합쳐진 용어로 고객이 돈을 맡기면 알아서 주식, 채권,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에서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이른다. 시장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종합서비스라는 점이 특징이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장은 "지난해가 랩 상품의 도입기였다면 2010년은 성장기, 2011년에는 성숙기에 이르러 확고한 자산영역을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시장에도 차세대 펀드바람이 불면서 주식형펀드 중심에서 벗어나 '춘추전국' 양상이 펼쳐졌다.

우선 자문형 랩의 대항마로 출시된 자문형펀드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 주식형펀드가 보통 50~100개 종목에 투자한다면 자문형펀드는 20여개 정도에 집중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한다. 임상빈 기업은행 재테크팀장은 "지난 2010년은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시장 상황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하는 자문형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두드러진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강남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메자닌(Mezzanine)펀드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메자닌펀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 채권펀드 수익률에 주식수익률을 얹어 순수 채권형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 류정아 부장은 "랩어카운트에 투자하기에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자산가들 사이에 메자닌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 2010년 '재테크 킹'이 바로 '2011년 유망주'

2010년 재테크시장을 화려하게 이끈 랩어카운트와 금 등 실물 투자상품은 2011년 새해에도 가장 기대되는 유망 상품이다.

랩어카운트는 특히 2011년에 '진검승부'의 장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긍호 부장은 "올해같이 완만하게 상승한 장에서는 상품별 수익률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품 및 운용 능력의 차이에 따라 희비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자산관리 역량이 오랫동안 축적된 검증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정아 부장은 랩어카운트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류 부장은 "크게 자문형 랩의 운영 스타일은 시장주도주와 가치주 위주의 두그룹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어떤 장이 펼쳐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며 "장을 미리 예측한다는 게 쉽지 않으므로 스타일의 상관관계가 적은 곳에 분산해서 투자하라"고 말했다.

금을 비롯한 원자재상품 또한 눈여겨 볼 재테크 키워드. 전문가들은 새해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시장의 주요한 화두로 본다. 송민우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골드센터 PB팀장은 "글로벌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천연자원 등 실물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팀장은 특히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천연자원 중 구리(모든 산업재에 들어가기 때문)를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각종 이상기후와 농지 축소의 영향으로 농산물 투자 전망도 밝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실물 자산인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바닥을 찍었다"는 부동산에 대한 재주목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공성률 팀장은 "경기 사이클의 순환 측면에서 바라보면 주식 다음에 뜨는 투자대상은 실물로, 경기가 완연하게 살아나면 부동산 가격도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때가 내 집 마련의 적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형상품에 대한 꾸준한 관심도 필수적이다. 송민우 팀장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는데 이는 안전자산인 국채를 팔아 현금을 갖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며 거대한 '머니 무브'(안전자산→위험자산)를 예상했다.

주식시장의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 송 팀장은 "최근 급등한 주가 부담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이지 말고 오히려 늘리거나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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