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펀드, 홍콩이 대안?

위기의 중국펀드, 홍콩이 대안?

엄성원 기자
2011.01.29 10:07

수익률 높아도 자금은 이탈, 정책리스크·투자시기가 원인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이하 본토펀드)만은 예외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해외 주식형펀드에선 1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이탈한 반면 본토 펀드엔 약 1조4000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중국이지만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H주)에 투자하는 홍콩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본토펀드가 1조4000억원을 모으는 동안 홍콩펀드에선 3조5600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수익률은 자금 흐름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홍콩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0.41%로 본토펀드의 -2.26%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초 대비 성적을 봐도 홍콩펀드가 -0.23%로, 본토 펀드의 -6.97%에 비해 월등하다.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영 투자지혜연구소장는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의 수익률 차이에 대해 "본토 증시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긴축노력에 직접 노출된 반면 폐쇄적인 본토 증시에 비해 보다 서구화, 제도화된 홍콩 증시는 오히려 미국, 유럽 등의 경기부양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 소장은 이어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본토 펀드에만 돈이 몰린 것은 마케팅의 영향이 크다"면서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세 측면에서 본다면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 사이엔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본토 증시가 중국 정부의 긴축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데 비해 홍콩 증시는 글로벌 자금 흐름에 민감하다는 것뿐 두 증시 사이에 펀더멘털상 차이는 없다"면서 "상반된 자금 움직임은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의 투자 시기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 앞선 홍콩 펀드의 경우, 2007~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반토막 났던 수익률이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철수하고 있는 반면 최근에야 본격 투자가 시작된 본토 펀드엔 중국의 중장기 성장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본토 펀드와 홍콩 펀드는 주력하는 업종이 조금 다를 뿐 큰 차이는 없다. 본토 펀드가 소비재나 증권업 투자에 유리한 데 비해 홍콩 펀드는 금융, 에너지, 통신이나 정보통신(IT)업종 투자에 강점이 있다.

다만 정부 규제로 인해 투자에 제약이 있다는 점은 본토 펀드의 약점이 될 수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가 중국 본토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선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 획득과 함께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사전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문에 본토 펀드 투자엔 절차상 어려움이 많고 투자 규모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환매기간도 홍콩 펀드에 비해 긴 편이다.

반면 홍콩 펀드는 투자 규모에 제한이 없고 중국 본토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을 통한 본토 펀드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펀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정책 리스크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모두 대응하면서 중국의 높은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본토와 홍콩 펀드에 적절히 분산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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