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배달제 '같은 질문 다른 대답'

30분 배달제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이정흔 기자
2011.02.23 10:53

[머니위크]피자 본사 vs 배달원

지난 2월13일 피자 프랜차이즈 파파존스의 배달원이 또 다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부터 오토바이 배달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30분 배달제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졌고, 급기야 도미노피자는 지난 21일 20년간 유지해 오던 '30분 배달제 폐지'를 선언했다.

도미노 피자의 '30분 배달제 폐지' 선언으로 우선 문제는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아직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들이 적지 않다. 표면적인 '폐지'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배달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더욱 중요한 건 당연지사. '30분 배달제'로 인해 불거진 배달원의 안전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 본사와 배달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 Q1. 배달시간 30분 적당하다?

현재 표면적으로 30분 배달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도미노피자 한곳 뿐이다. 하지만 피자업계 전반에 ‘30분 배달 관행’이 굳어져 있는 만큼 배달시간 압박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에서 일하는 피자배달원들의 성토다.

김형근 청년유니온 서울지역 담당자는 “피자업체마다 내부적으로 30분을 기준으로 교육을 한다”며 “이번 사고도 과실은 버스기사에게 있지만, 배달원이 급한 마음에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을 서두르다 사고가 난 것이다”고 말했다.

피자헛 김용원 노조위원장은 “배달업무는 사람을 구하기 쉽지 않아 대부분 적은 인원이 담당하고 있다”며 “배달 거리를 10분 이내로 조절한다고 하지만 특히 주문이 밀리는 시간이면 한사람이 2~3개의 피자를 배달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자업체들은 “30분은 피자의 전체적인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입장. 대부분 피자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정도. 또 피자 배달을 위한 기준으로 10분 이내의 거리를 표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는 것.

도미노피자 측은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맛있는 피자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지, 배달시간 압박은 없다”고 해명했다.

파파존스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배달 후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것”이라며 “30분을 표준으로 잡고 있지만, 콜 센터에서 30분부터 1시간까지 배달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2. 30분 배달제, 내부적인 압박 존재한다?

최근 피자헛의 내부 인사평가항목인 ‘챔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30분 배달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 평가 항목에 ‘30분 기준’이 있어, 실질적인 30분배달제라는 비판이었다. 피자헛은 결국 지난 2월1일부터 이 항목을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피자업계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표면적으로 30분 배달제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내부적으로 이를 조장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용원 피자헛 노조위원장은 “피자헛은 핫파우치(열주머니)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핫파우치를 데우는 기계는 가게마다 2대 정도여서 바쁠 때 모든 주문을 소화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장마다 타이머가 설치돼 있고 주문이 들어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타이머의 색깔이 변한다”며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배달원 입장에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자헛 본사 측은 “핫파우치를 데우는 기계가 가게마다 2대 정도인 것은 맞지만 파우치를 데우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3분 정도"라며 "주문이 밀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어 “타이머의 색깔이 변하는 시간은 40분이 기준으로 이는 피자 만드는 시간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금득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배달원들이 배달을 나갈 때마다 건당 400원 정도의 수당을 주는 것으로 안다”며 “배달원들은 하나라도 더 많은 배달을 하기 위해, 배달 시간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파존스 관계자는 “배달 건수마다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신참이라고 배달 업무를 많이 가고, 고참이라고 업무를 미루기보다는 배달원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Q3. 부실한 안전교육이 사고를 키웠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께서 피자집 사장님께 ‘다시는 학생들 아르바이트 시키면서 반헬멧은 씌우지 말라’고 부탁하셨다는군요. 헬멧만 제대로 된 것을 썼더라도…. 자신의 아이를 앞세우며 다른 아이를 걱정하신 어머니 존경합니다.” –김주하 앵커, 트위터

피자 배달원의 사고가 이어지면서 배달원들의 안전교육과 안전장비 관리에 관한 문제 또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피자헛 관계자는 “보험사를 통해 1년에 2번 정기적으로 슈퍼바이저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는 반헬멧과 완헬멧을 혼용하고, 품질은 최상의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파존스 관계자 역시 “수시로 퀴즈 등을 통해 안전수칙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가까운 배달은 우리뿐 아니라 반헬멧을 착용하는 곳이 많다. 완헬멧을 구비해 놓더라도 배달원들이 불편해 쓰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용원 피자헛 노조위원장은 “보험사에서 슈퍼바이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슈퍼바이저가 직원들에게 안전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배달원들이 직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배달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기간이 3~5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안전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근 청년유니온 서울지역 담당자는 “피자업체 측에 안전장비 강화를 요구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처럼 오토바이가 아닌 배달 차량의 사용까지 건의를 검토하고 있다”며 “배달원들 스스로도 안전에 대한 필요성을 더 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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