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수수료 소급 환급…해지한 고객도 돌려받는다

랩 수수료 소급 환급…해지한 고객도 돌려받는다

심재현 기자, 권화순
2011.03.22 16:29

금융당국이 자문형 랩 중도 해지 고객의 수수료 환급 방침을 소급 적용하기로 확정했다.삼성증권(93,400원 ▲800 +0.86%),우리투자증권(29,950원 ▲200 +0.67%)등 선취수수료 랩 비중이 큰 증권사의 경우 환급액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은 송경철 부원장 주최로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자문형 랩 수수료 환급과 관련한 당국의 감독방향을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4일 금융위원회가 방침을 세우고 각 증권사에 전한 뒤 감독기관인 금감원이 직접 증권사 CEO들에게 협조를 당부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특히 자문형 랩 신규 가입자만이 아니라 기존에 중도 해지한 고객에 대해서도 가입 당시 1년 단위 계약으로 미리 받았던 수수료 중 일부를 가입 기간에 비례해 환급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일반적으로 자문형랩은 1년 단위 계약에 선취수수료로 1.5~2.0%를 부과한다. 자문형랩 투자자가 가입 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게 돼 중도 해지할 경우 선취수수료는 그대로 증권사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금감원의 이번 방침이 시행되면 1억원짜리 계약에 가입하고 선취수수료 200만원(연 2% 가정)을 낸 투자자가 6개월 만에 중도 해지했을 경우 이미 낸 수수료의 절반인 1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이에 대해 일부 증권사 CEO들이 신규 가입자에 한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금감원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원장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수수료 문제에 대해 의견일치가 됐다"고 전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더) 논의를 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기는 등 당분간 진통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몇몇 CEO들이 배려해달라고 했는데도 금감원이 입장을 고수하면서 더 이상 별도 발언은 나오기 힘든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선 수십억원을 뱉어낼 수 있다"며 "선취수수료 랩을 많이 판매한 증권사는 골치 아프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현재는 판매가 금지된 스폿랩을 각각 7000억원, 5000억원 규모로 판매했고 대부분 2개월에서 4개월 안에 목표수익을 달성한 뒤 청산했다.

일부에선 현실적으로 환급 방법이 마땅찮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의 경우 기준가를 잘못 계산하면 바로 계좌로 돈을 넣어주면 되지만 자문형 랩은 이미 수익률을 달성해 상품이 사라진 상황에서 돈을 되돌려주는 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수수료 환불 대상을 소급 적용하면 고객들에게 받으면 안 될 돈을 받은 것처럼 보여 증권사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안에 자문형 랩 수수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