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우리가족 행복 재테크/ 우리 아이 경제 EQ 높이기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밝힌 젊은 시절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박 회장의 어머니에 대한 사연이다.
박 회장이 대학생이 됐을 때 어머니는 아들에게 1년치 용돈을 한꺼번에 줬다. 아직 어린 나이인 대학생에게 목돈이 생기다보니 마냥 좋아했을 법하다. 결국 박 회장은 용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너무 일직 써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돈을 아껴쓰라는 정도의 충고와 함께 용돈을 더 주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박 회장의 어머니는 달랐다. 그 후에 지급한 용돈에 대해선 차용증을 쓰고 이자를 붙여 갚도록 한 것이다. 돈의 소중함뿐 아니라 계획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아들이 깨닫도록 하려는 어머니만의 교육인 셈이었다.
이런 가정교육을 통해 박 회장은 돈, 금융, 저축 등에 대한 개념을 젊어서부터 머리와 마음속에 새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한 증권그룹의 회장이 되기까지 박 회장이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어머니를 꼽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가정의 달 5월, 특히 어린이날을 앞두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 고민한다. 물론 물질적인 선물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먼 미래를 위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과 저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도 더 없이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개념과 이론에 대한 교육은 의미가 없다. 일상에서 몸소 느끼고 실천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경제교육이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그래서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재테크 교육의 대가로 불리는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 윤성희 동양종금증권 마케팅본부장 등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들이 밝힌 자녀 경제교육 방법은 절대 복잡하지 않다. 모두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얼마나 굳은 결심으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느냐다.

◆부모부터 적립식투자 마인드 확립
재테크의 기본은 장기투자와 적립식투자라 할 수 있다. 성인이 돼서가 아니라 어려서부터 장기 적립식투자의 중요성과 그 효과를 알도록 하는 것이 재테크 교육의 핵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와 관련 우재룡 소장은 커피값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흔히 마시는 커피 한잔의 가격을 4000원으로 잡는다면, 한달에 12만원의 돈을 쓰게 된다. 이 돈을 매달 적립식펀드에 투자했을 경우를 따져보자는 것.
기대수익률을 대략 연 6%로 잡고 30년간 꾸준히 투자한다면 1억3000만원을 모으게 된다. 또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다면 무려 1억9000만~2억원에 달한다는 게 우 소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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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모들부터 커피값을 아껴 장기간 적립식으로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마인드를 자녀들에게도 심어 주는 것이다. 우 소장은 "꾸준히 투자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으므로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며 "좋은 상품을 선별하기 어렵다면 인덱스펀드 또는 세제혜택이 있는 펀드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부모들부터 경제의 힘을 믿고 장기간 투자하는 것을 체질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리고 자녀들 역시 적합한 금융상품을 통해 장기간 꾸준히 저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MA와 펀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장기간 적립식투자를 하기 위해선 좋은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단연 CMA와 펀드를 꼽을 수 있다. 윤성희 본부장은 CMA에는 자녀들이 용돈 중 일부를 납입하게 하고, 펀드에는 부모들이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 조금씩 납입해 주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예컨대 자녀들이 매달 용돈 중 일부를 CMA에 납입하면서 무엇인가 사야 할 게 있을 때 출금해서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펀드의 경우 자녀의 용돈이 아닌 부모가 직접 돈을 납입해 줘도 된다. 자녀들이 착한 일을 했을 때마다 부모들이 상을 주는 형식으로 몇만원씩 납입해 주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자녀에게 생각지 않았던 용돈이 추가로 생겼을 때에도 펀드에 납입하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모인 펀드 자금은 장기 목적자금으로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5년 내지 10년 후 목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적립식투자와 함께 하면 좋은 것들
CMA와 적립식펀드에 꾸준히 돈을 납입하더라도 투자와 저축의 효과를 어린 자녀들이 쉽게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하면 좋은 것이 엄마가 가계부를 쓰듯 자녀들은 용돈기입장을 작성하도록 하는 일이다.
윤성희 본부장은 "막연하게 금융상품에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용돈기입장을 함께 작성하도록 하면 어린 자녀들이 용돈 관리의 중요성과 효과를 더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소년의 경우 신문 경제기사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자녀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일이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벅차다면 금융기관 등이 주최하는 경제교육 행사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단 '제대로 된 교육'을 찾는 것은 필수다.
강창희 소장은 여러 금융기관들이 어린이들을 위한 금융 및 재테크 교육을 마련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단발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일단 금융기관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마련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경제교육행사도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자녀와 함께 세우는 자금계획
자녀들에게 돈과 저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유용한 또 다른 방법이 가족들이 모두 함께 자금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이 방법은 우재룡 소장이 실제 자신의 가족들과 실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20대인 우 소장의 두자녀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가정의 자금계획을 짜는 데 동참했다고 한다. 네명의 가족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가정의 수입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한 것이다.
부모가 버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어떤 곳에 얼마나 돈이 쓰이는지 자녀들도 알게 한 것. 특히 자녀들이 자신들의 용돈과 교육비로 얼마나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지 실감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 소장은 "자녀들이 자금설계에 동참하면 투자보다 중요한 예산의 개념까지 알게 된다"며 "자신의 씀씀이가 가족 전체의 안정과 부모의 노후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들도 항상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체계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게 우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가정 전체의 수입과 지출을 자녀에게 무조건 숨기는 게 최선은 아니다"며 "자녀가 성장할 때마다 더 많은 것을 공개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살아있는 경제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학교, 금융기관의 책임감
자녀 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겠지만 정부와 학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금융전문가들은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경제교육이 한참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창희 소장은 "영국의 경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를 만들어 어려서부터 적립식투자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며 "정부가 청소년 개개인에게 일정부분 투자 장려금까지 지원해주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경제와 투자교육이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나름대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은 금융교육표준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 표준안을 학교에 전달해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강 소장은 "표준안에 따른 경제교육이 필수과목이 아닌 보충학습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학교가 경제와 투자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위해 조금 더 적극성을 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기관 역시 책임감을 갖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경제교육, 투자교육의 장을 많이 마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