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감독 사각지대 있던 강원랜드 관리강화 방안 마련

#강원랜드(16,790원 ▲50 +0.3%)카지노에서 딜러로 일하는 서 모 씨는 지난해 2월4일 카지노 영업장 테이블에서 고객의 100만 원 권 수표를 몰래 훔쳤다. 모니터를 통해 이를 적발한 회사는 조사를 벌여, 그가 동일한 수법으로 그간 1억여 원을 절취했다는 것을 밝혔다.
# 강원랜드에서 근무하는 김 모 씨는 지난해 2월14일 부서 회식 후 동료 여직원을 성희롱했다. 김 씨는 여직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농담과 이상한 행동을 했고, 즉시 고발됐다. 조사 결과 그는 이전에도 유사한 사고를 두 차례나 더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직원은 풍기문란(취업규칙 제10조 등)을 이유로 면직 당했다.
강원랜드가 최근 공개한 '2010년 강원랜드 자체 감사 지적사항' 58건 중 일부 내용이다. '비리랜드'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한 강원랜드에서 횡령 등 각종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엔 무려 7년 동안 모니터실 직원들이 공모해 3억 원을 빼돌리는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2009년 10월과 2010년 6월 각각 80억 원대와 33억 원대의 돈을 훔친 직원도 있었다. 최근에는 직원들이 공모해 27차례에 걸쳐 9억4500여만 원의 수표를 훔친 사건도 발생했다.

참다 못 한 정부가 나섰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공공기관인 강원랜드에 '직원 평가 시스템'을 도입, 성과급 체계를 대폭 개선하고 횡령사고 발생 시 사고를 일으킨 직원뿐 아니라 해당 부서장까지 처벌하는 '연대책임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지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강원랜드 관리강화방안'을 상반기 중에 확정,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우선 외부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직원 평가 시스템을 마련, 조직을 뜯어 고칠 계획이다. 평가 지표엔 주로 도덕·청렴성 항목이 담길 전망이다. 모든 직원에게 기본급 150%선에서 일괄 지급했던 성과급도 평가 결과에 따라 0∼150%까지 차등 지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강원랜드가 매월 한차례씩 업무추진 내용과 윤리경영 성과(자체 감사 결과 포함) 등을 지경부에 보고토록 관리규정도 만단다.
이명규 한나라당(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가 강원랜드에 모니터실 관리가 허술하다고 누차 강조했는데 우리 의견을 묵살하더니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며 "최후의 보루인 모니터실까지 털렸으면 정말 갈 때까지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시스템을 바꾸고 기강을 확립하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강원랜드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게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선 일단 정부의 관리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비리의 온상'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강원랜드에 횡령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금이 많이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횡령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다"며 "연대책임도 관리 감독 강화 면에서 횡령사고 가능성을 확실히 줄여줘, 불필요한 비용을 없앨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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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미 토착화돼버린 카지노 사업이 정부의 관리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겠냐는 것. 업계 관계자는 "강원랜드에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이와 유사한 방안이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된 적이 없다"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정부의 관리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표정이다. 이미 '비리가 만연한 공공기관'으로 낙인이 찍힌 터라 걱정이 앞선 분위기다. 다만 조직 내부에서 "이번엔 바뀌어야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번 정부 방안을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에서도 조직 쇄신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정부 방침이 확실히 나오면 거기에 따라 조직 운영체계를 바꿔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