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로 예뻐지려다 '합죽이' 될 수도

양악수술로 예뻐지려다 '합죽이' 될 수도

최은미 기자
2011.07.15 09:20

무분별한 양악수술 '붐'에 부작용 속출, 고난도 수술 신중해야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름대신 '말'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주형(가명.29)씨는 평소 긴 얼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양악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결과는 최악이었다. 긴 얼굴은 사라졌지만 입 모양이 부자연스럽고 틀니를 뺀 사람처럼 됐다. 웃을 때 윗잇몸과 치아가 보이지 않아 수술 후 오히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버릇이 생겼다. 지금은 차라리 긴 얼굴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심한 돌출입으로 양악수술을 받은 허지윤(가명.21)씨는 수술 후 합죽이가 돼버렸다. 입이 튀어나온 게 콤플렉스였는데 이젠 입이 너무 들어간 것이다. 인상도 노안으로 바뀌어 사람들이 20대 후반으로 본다. 보기 싫은 것뿐만 아니라 입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말할 때 입모양까지 어색해졌다.

#돌출입 증상으로 양악수술을 받은 대학생 이연지씨(가명.25)씨는 양악수술 후 하루하루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입이 튀어나왔다고 놀림 받는 것은 물론 밥을 먹을 때면 음식물이 튀어 몇년간 모은 돈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턱관절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턱관절에 통증이 느껴지고, 음식을 먹을 때마다 딱딱하고 나는 턱관절 소리를 들어야 한다.

양악수술을 받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연예인들의 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면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양악수술' 인기가 대단하다.

얼굴 전체 윤곽을 바꿔 '극적인' 외모변화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수술비가 1000만원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얼굴형 자체를 바꿔줘 쌍꺼풀이나 코수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변화를 얻을 수 있어 '성형계의 종결자'라고 불린다.

하지만 얼굴뼈 자체를 깎아내고 잘라낸 뒤 다시 조합하는 고난이도 수술이라 쉽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래부터 양악수술은 예뻐지기 위해 하는 성형수술이 아니라, 주걱턱이나 부정교합으로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신마취까지 해야 하는 위험한 수술이라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은 수술 중이나 수술 후,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특히 악안면 부위에는 수많은 신경과 혈관이 얽혀있는데 턱을 절골할 때 혈관을 잘못 건드리면 과다출혈이나 혈액이 한곳에 괴는 혈종이 생길 수 있다. 혈관손상이 심할 경우 혈관자체의 치료를 위한 2차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수술을 받다가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과다출혈을 제때 막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최근 돌출입 환자가 양악수술을 받은 뒤 가래와 피가 기도를 막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양악수술을 받은 여성이 수술 결과를 비관해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 연예인들이 수술받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모 병원은 부작용 사례가 증가하면서 병원을 찾아와 항의하는 환자들이 늘자 법원에 항의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내기도 했을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기관들이 양악수술 '붐'을 타고 제대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수술에 뛰어들거나, 양악수술이 필요 없는 사각턱 환자에게 양악수술을 하는 등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재억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의사들이 당장 수익이 높다보니 양악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꼭 수술이 필요한 환자인지 가릴 필요가 있다"며 "양악수술을 마치 상품 선전하듯 보도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박상훈 아이디병원 대표원장은 "양악수술 적응증이 아닌데 양악수술을 받으면 부조화된 외모변화로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고난이도 수술인데다 재수술 또한 힘들어 수술 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악수술은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을 절골해 턱뼈와 치아의 불규칙성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개그우먼 강유미와 일본 피켜스케이팅 선수 안도미키 등의 수술 전후 모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만병통치' 수술은 아닌 만큼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아래턱이 큰 사각턱이나 넓어 보이는 얼굴은 양악수술의 적응증이 아니다. 사각턱인 환자가 양악수술은 받으면 입이 들어가 얼굴이 오히려 더 커 보이거나 환자가 기대했던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윗니와 아랫니의 치아가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 역시 상태에 따라 양악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부정교합은 치아 자체가 문제인 '치성 부정교합'과 얼굴뼈의 발달장애에 의한 '골격성 부정교합'으로 나뉘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치열교정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

양악수술이 적합한 사람들은 안면비대칭이나 주걱턱, 무턱, 부정교합으로 식사와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턱관절 장애로 인한 통증 등이 있는 경우다. 이들은 씹고 숨 쉬고 발음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외모에 자신감을 잃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수술을 해야 한다면 마취과 전문의 상주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전신마취 하에 이뤄지는 수술인데다 수술부위와 마취하는 호흡기 부위가 밀접해 마취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술 중이나 수술직후 환자의 호흡 상태와 전신 변화 등을 면밀히 체크해주는 과정은 필수다.

과다출혈에 대비해 혈액은행을 갖췄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과다출혈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드물지만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갑성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광고로 나오는 수술 전 후 사진만 보고 자신의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 있다"며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예상되는 수술 결과와 수술 후 관리, 합병증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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