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둘로 나눈다…160조 부채 '비축공사'로, '개발공사' 공급 올인

단독 LH, 둘로 나눈다…160조 부채 '비축공사'로, '개발공사' 공급 올인

이정혁 기자
2026.02.12 04:10
LH 진주사옥/사진제공=LH
LH 진주사옥/사진제공=LH

정부가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LH의 재무 부담을 해결해야 주택공급이 빨라진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따른 특단의 조치다.

LH 분사는 17년 만이다. 이번에는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160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분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토지주택개발공사(개발·주거), 비축공사(복지·자산관리) 이원화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개혁위원회는 LH 조직을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이원화하는 개편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사실상의 분사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최근 LH와 만나 이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LH의 기능을 '개발·주거'(토지주택개발공사), '복지·자산관리'(비축공사)의 두가지로 이원화한다. 이중 토지주택개발공사는 주택공급에 집중하고 부채(지난해 기준 160조205억원)와 임대주택 사업은 비축공사가 가져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LH 재정을 들여다보면 부채 비율이 높다. 임대보증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면서 "기술적으로 부채·자산을 떼어내 전문화해 관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LH가 재무 건전성 확보에 성공한다면 주택공급 사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역세권 등 청년·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지역에 소형 평수의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하면 임대 보증금도 더 높게 받을 수 있는 만큼 부채 문제와 주택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LH 사태' 터진 文 정부 때도 시도했으나 무산…17년 만의 본격 개혁

정부의 LH 분사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일부 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인 이른바 'LH 사태' 직후 토지공급, 주택분양·임대주택 관리 중심의 조직 이원화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LH는 2009년 10월 이명박 정권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첫 산물이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하면서 지금의 LH가 만들어졌다. 1993년 처음 양대 공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한 식구가 되는데 15년이 걸린 셈이다. 이런 과거의 경험을 감안하면 이번 조직 개편 역시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부와 LH 개혁위는 이르면 다음 달 이런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법안 발의와 국회 본회의 통과 등 이후 일정만 고려해도 실제 조직 개편 착수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LH 사장 선임 일정 역시 재차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LH 사장 선임 작업이 멈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국토부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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